수출 둔화 속 내수침체 지속..노동개혁 우선돼야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사실상 종식된 가운데 이번 메르스 사태로 돌발변수에 취약한 한국경제의 구조개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3%에 그쳤다.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이는 0.3% 성장률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 0.1%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2분기 성장률 둔화 요인으로 메르스와 가뭄 등과 같은 일회성 악재 때문으로 평가했다.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메르스 확산이 성장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며 “오락, 음식, 운수, 숙박 등에서 지출·소비심리가 위축됐고 외국인의 국내 소비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여력 감소를 지적하고 있다.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성장세 저하는 구조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정책 초점을 성장잠재력 확충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노동시장과 공공부문 구조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수가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내수서비스 활성화 정책을 체계적, 종합적으로 설계·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화절상 추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유통개혁과 시장개방 확대를 통해 경직적 흑자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며, 저물가 지속·대규모 국제수지 흑자 등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 여력도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수출은 2분기 0.1% 증가에 그쳤다. 특히 올해 들어 수출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가공·중계무역 수요 감소 등의 요인으로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1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실제 수출에서 수입을 제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마이너스 상태다.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은 “2분기 성장률이 낮아진 요인은 메르스와 가뭄보다는 한국경제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수출이 늘어나고 민간소비도 살아나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성장률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그는 “중요한 것은 3%대 성장률 달성 여부보다는 4대 구조개혁의 추진”이라며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동개혁과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구조개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 역시 이 같은 지적을 깨닫고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최 부총리는 지난 22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 메르스, 중국 금융 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험 요인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하려면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22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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