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임직원 2년 새 8천명 이상 줄어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올해도 금융권에 ‘인력감축한파’가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대규모 특별퇴직을 예고했고 보험·카드사 등에서도 인력 감축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오는 23∼27일 닷새간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받는다. 실제 신청 인원에 따라 인력 감축 규모는 달라지지만, 신청 자격을 획득한 직원은 전체(5600여명)의 45%에 이르는 2500여 명에 달한다. SC은행의 특별퇴직은 2018년까지 직원 1만5000명을 감축하기로 한 SC그룹의 글로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것이다. SC그룹에 앞서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3만5000명을 감원하고 10개국에서 철수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은행들의 인력 감축 바람이 거세 아시아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국내 시중은행들도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 과정을 밟게 될 전망이다. 올해 5월 1121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한 KB국민은행은 이르면 올 연말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의 2배 이상인 310명의 직원이 올해 초 희망퇴직을 신청한 신한은행은 내년 초에도 연례적인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상자는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으로,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임금피크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기 전까지 비자발적 희망퇴직은 일어나지 않도록 명문화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평균 19개월치의 월급과 3개월치 연수비용 등을 지급하는 퇴직 지원 프로그램인 ‘전직지원제도’ 신청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 역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점망 개편에 나선 씨티은행에도 이를 구조조정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의심하는 노조와 경영진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