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최근 현대산업개발(회장 정몽규)이 제2의 도약을 선언한 가운데, 각종 악재에 둘러싸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 초 현대아이파크몰 대표를 지낸 최동주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11년 만에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등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국내에 산적해있는 악재를 선결하지 않고서는 제2의 도약은 고사하고 좌초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원자력발전등 해외사업 진출 선언한 현대산업개발, 각종 악재에 둘러싸여 곤혹 시공능력 7위에 걸맞지 않게 방방곡곡에서 부실시공, 분양가 인하등 잡음 끊이지 않아
지난 14일 현대산업개발이 ‘비전 2016’을 선언,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1월 초 취임한 최동주 사장은 이날 “원자력발전, 플랜트 등의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창사 40주년을 맞는 2016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갖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99년 현대그룹에서 분리 된 이후 정중동의 행보를 보여 온 현대산업개발이 원자력발전과 해외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하니 그 배경을 둘러싸고 당연히 말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이중에서도 특히 국내 주택시장 침체의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내에 산적해 있는 악재더미를 처리하지 않고서는 해외 진출과 신사업 진출에 상당부분 무리수가 따를 것이란 우려다.
바람 잘 날없는 '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은 현재 전국 방방곡곡에서 송사에 휘말려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을 정도다.
부실공사로 인해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하는 가하면 일관성 없는 분양가 책정으로 계약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으며,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소음등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등 해결해야 할 악재가 산더미같이 쌓여있다. 이 밖에도 청탁, 리베이트 등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기업 도덕성이 한계단씩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 7위(2009년 기준)인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브랜드인 ‘현대아이파크’는 최근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실시공사’란 오명을 쓰고 있다. 최근 인천시 서구 마전동 검단2지구 내 검단현대아이파크는 부실공사 논란을 비롯한 분양가 인하 문제로 바람 잘 날이 없다.
현재 이런 논란에도 불구 관할 구청으로 임시 사용승인을 받아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입주예정자들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마감재를 저급자재로 사용했으며, 부실한 조경, 방화벽 미설치 등 부실공사에 따른 시정 요구를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다른 지역 조합 아파트 분양가를 인하해줬다며 이 때문에 이곳은 입주도 전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다고 성토했다.
입주예정자들의 말대로 현대산업개발은 다른 지역에서는 계약금 또는 분양가를 인하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서울 강서구에 분양 중인 강서그랜드아이파크의 분양가를 당초보다 10% 정도 내렸다. 또, 같은 시기에 분양이 이뤄졌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여러 1군 건설사들이 동시에 분양이 이뤄지면서 고객 유치에 따른 경쟁이 심화, 분양가 인하 또는 계약금 인하, 중도금 무이자 등 온갖 특혜가 난립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당초 20%의 계약금이던 것을 10%로 인하했고, 여기에 중도금 무이자까지 제시해 고객 유치에 혈안이 됐다.
이런 현대산업개발의 전례가 있던 터라 검단2지구 입주예정자들도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뿔난 입주자들, 현대산업개발 상대로 소송 불사
사정이 이와 비슷한 곳은 전국에 늘려있다. 울산광역시 우정동 우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 역시 아파트 부실공사 시정과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하주차장 천정 누수 현상을 비롯해 복도 출입구 통로 창문 결로현상, 마감재 처리 부실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현대산업개발을 규탄했다. 입주자예정자들은 “지난 2007년 분양 당시 평당 1000만원을 뛰어넘으며 울산 최고 수준의 분양가로 원성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제는 부실시공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북 전주 송천현대아이파크 입주민들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입주민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소비자를 우롱했다"며 "분양 모집 당시와는 다른 아파트를 지어 놓았기 때문에 분양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모든 단지에 적용될 것으로 보였던 지하2층 주차장이 1개 층밖에 없다는 것과 중도금 2년 무이자, 취‧등록세 전액 지원, 분양 계약금 지불 세대 불이익 보장 등 10여개에 이른다.
현대산업개발을 둘러싼 수많은 악재
현대산업개발을 둘러싼 악재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서울 송파 ‘가든 파이브’ 시공사 중 하나인 현대산업개발은 인근 문정동 건영아파트 주민들로부터 공사 소음과 분진등을 이유로 지난 3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하기도 했다.이 밖에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울산 D아파트 등 건설현장 등 6개 현장에서 모두 30억원의 불법 리베이트를 수수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임직원들은 협력업체를 상대로 공사금액을 증액시켜 주고 대가를 받거나 건축자재 품질검사 비용 대납 요구, 이중공사 이용한 공사비 요구, 하자보수 비용 요구등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며 리베이트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친인척은 물론 술집종업원, 부하직원 부인까지 동원해 차명계좌를 만들고 수표와 현금출금을 반복해 자금세탁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