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만 마시더니 결국 탈났나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 업계의 맏형격인 동아제약이 최근 삼천리제약을 인수하며 업계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돋운 것. 그동안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관계당국의 전방위 압박수사를 받아왔고, 이어 유명제약사 소속 영업직원들의 릴레이 자살 사건 그리고 녹십자등 대형 제약업체 오너가의 재산 다툼 및 경영권 분쟁 소식등으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를 깨고 간만에 따스한 봄볕아래 얼굴을 내밀었다. 하지만 업계 20위에 드는 광동제약만은 예외다. 아직도 한겨울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매일일보>이 알아봤다.
비타500, 옥수수수염차등 연속 히트시킨 광동제약,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로 골머리
불매운동, 리베이트 의혹, 방부제 논란등 끊임없이 이어진 악재는 모두 본인 탓?
'광동쌍화탕’, ‘비타500’, ‘옥수수수염차’등 내놓는 상품마다 공전의 히트를 시킨 광동제약.
이런 광동제약이 요즘 기운이 없다. 다른 업체들이 M&A시장에서 맹활약을 하며 분위기가 한껏 고무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불매운동에서 리베이트 의혹까지
광동제약을 기운 빠진 게 만든 최초 원인 제공자는 지난해 한 시민단체의 불매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중순,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이하 언소주)은 광동제약이 특정 보수언론사에만 광고를 편중해서 싣는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돌입,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광동제약 입장에서는 왜 하필 언소주가 광동제약을 타깃 1호로 삼았는지 짐짓 억울해 했지만, 결국엔 시민단체의 강공에 못 이겨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이와 엇비슷한 시기에 광동제약을 넋다운 시킨 것이 있다. 바로 리베이트 의혹. 광동제약이 1천700여 병의원과 공중보건의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광동제약은 기업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거니와 주가와 영업활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 이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등 관계당국이 전방위 압박수사를 벌이며 업계 전체를 궁지로 몰아갔다. 더욱이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LG생명과학, 태평양제약, 휴온스 등 업계 대표적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영업직원들이 잇달아 자살하는 소동이 발생해 충격을 안겨 줬다.
이 당시 광동제약은 자숙했다. 괜히 나섰다가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까해서다.
광동제약 봄날은 ‘까마득’
하지만 자숙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광동제약은 해를 넘겨 악재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반등시키며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기에 분주한 것과 달리 광동제약은 언제 봄날이 올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외면 받는 광동, ‘제약회사 답게’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이 지금이 바로 쇄신 할 때”라고 조언한다. 사실 광동제약은 업계에서조차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광동제약은 제약회사가 아닌 사실상 음료전문기업이란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광동제약이 음료개발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본연의 제약관련 연구개발에 힘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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