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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민 건설사회부장] ‘1000만 서울’이 붕괴됐다. 1988년 서울의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지 꼭 29년만의 일이다. 1992년 109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서울의 인구는 지난달 말 주민등록 기준 인구 999만5784명을 기록하며 ‘1000만 서울 시대’의 종언을 고했다.서울의 인구가 이처럼 감소한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우선 대한민국의 고질병인 급격한 인구감소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여기에 ‘전세대란’까지 겹치면서 사람들은 빠르게 서울을 등지고 있다.먼저 서울의 1인가구와 부부가구의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향후 10년 안에 서울에서는 한집 건너 자녀가 없는 ‘무자녀 가구’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올 정도다.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2014년 서울 가구·가족의 모습’의 가구유형별 추계에 따르면 2014년 가족(부부+자녀)의 수는 123만5540가구로, 10년 전 147만4977가구보다 23만9437가구나 줄었다. 반면 1인가구의 수는 2014년 95만7390가구로, 10년 전 64만6398가구보다 31만992가구 늘었다. 아이 없는 부부가구도 2014년 47만5002가구로, 2004년 35만349가구보다 12만4653가구 증가했다.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2024년 가족 수는 109만4021가구로 줄어드는 반면 1인가구 수는 116만5581가구로, 부부가구는 62만7569가구로 각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부부가구가 가족을 추월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사실 서울의 인구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지난 10년간 도심과밀을 억제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꾸준히 인구 하방정책을 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책의 의도된 결과인 만큼 서울의 인구 감소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서울이 ‘메가시티(인구 100만 이상의 국제도시)’로서의 지휘와 영향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다.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완만했던 서울의 인구 감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빨라졌기 때문이다.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년간 서울의 유출 인구는 4만2424명이었으나 이후 올해 4월까지 1년간은 9만1910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세대란’과 맞아떨어진다.가파르게 오르는 이른바 ‘미친 전세’에 등 떠밀린 서민들이 보다 싼 주거지를 찾아 서울을 등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대부분이 한창 일하는 30~40대라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이는 서울 주거지역의 활기를 잃게 하고 지방세수와 교부세도 감소시켜 결국 서울의 활력을 잃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부랴부랴 서울시가 주거안정화 대책을 쏟아 내며 ‘젊은층 잡기’에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2018년까지 공공임대 6만가구·민간임대 2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역세권 규제를 완화해 청년층 등에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2030 행복주택 사업’도 발표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등 보육서비스도 강화하겠다고 한다.서울시의 이 같은 구애가 제대로 실행돼 떠나는 젊은층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경기도는 비대해지고...삶은 폭폭하고...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