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재용·최태원, AI 주도권 위해 해외 비즈니스 경쟁
상태바
[기획]이재용·최태원, AI 주도권 위해 해외 비즈니스 경쟁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11.04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메모리 HBM 전쟁…선두주자 SK 추격 나선 삼성
엔비디아 협력 강화…MS·아마존·메타 CEO와도 미팅
이재용, 통신·스마트폰 모색…최태원, TSMC와 동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해외 비즈니스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AI 반도체 격전지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에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의 AI 반도체 전장은 HBM 시장이다. 현재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선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각각 52.5%, 42.4%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세대 제품 ‘HBM3’에 이어 올해에는 5세대 ‘HBM3E’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HBM 주도권은 SK하이닉스 실적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가운데 HBM 비중은 지난해 5%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상반기 15~20% 수준, 3분기에는 30%에 도달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이란 금자탑을 세웠다. 반도체만 비교하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 3조8600억원도 넘은 수치다. 삼성전자도 HBM 반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며 “4분기 중 (HBM3E)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제품 공급에 대한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을 가하면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10% 초중반대이던 HBM3E의 매출 비중이 4분기 50%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경쟁은 총수인 이재용·최태원 회장이 직접 비즈니스를 뛰며 전폭적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AI 반도체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이재용·최태원 회장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영자(CEO)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최 회장도 지난 4월 황 CEO를 만나 파트너십 강화를 논의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 측에서 HBM4 공급을 앞당겨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하기도 했다. 두 총수는 AI 반도체 동맹 확대에도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서부를 찾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AI 반도체와 관련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여기에 메타의 AI 반도체 양산과 관련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문과의 협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AI 사업과의 협력을 통신, 스마트폰 부문까지 확대하기 위한 비즈니스 미팅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만나 AI 관련 차세대 통신기술, 갤럭시 신제품 등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올초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를 출시했다. 차세대 통신기술도 AI가 신성장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이 회장은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삼성리서치를 찾아 6G 기술을 점검했다. 6G는 AI을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함으로써 △AI △자율주행차 △로봇 △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반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최 회장도 미국을 방문해 아마존, 인텔 CEO와 직접 만나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 등 구체적인 AI 사업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최 회장은 여기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생성형 AI 선도기업의 리더들과 만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회장과 만나 AI 및 반도체 협업 방안도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올초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