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동물을 단순한 소유물이 아닌 인격체로 인정하고 강력한 동물 보호 법률을 시행하는 반면 한국은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미흡하고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은 동물복지법을 통해 동물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며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동물 학대 범죄는 최대 3년의 징역형 또는 25000유로(33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지고 특별히 잔혹한 경우에는 가중 처벌을 받는다. 미국은 각 주마다 동물 보호법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동물 학대를 중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동물 학대에 대한 벌금과 징역형이 높고 학대범의 신원을 공개하거나 동물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등의 다양한 제재가 있다. 영국은 동물 복지법을 통해 △동물에게 적절한 먹이 △물 △보호소 △수의 진료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명시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동물 학대 범죄자는 일정 기간 동안 동물을 소유하거나 돌볼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동물 학대 범죄의 처벌이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징역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물 학대 행위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명확치 않아 처벌이 어렵고 새로운 형태의 동물 학대에 대한 대응도 미흡한 상황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실제 지난 1월~9월 동안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85건 중 4건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이 벌금형이었다. 검찰에 접수된 738건의 동물 학대 사건 중 76%는 구약식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22년 개정된 법은 반려동물 학대를 포함했지만 여전히 동물은 법적으로 물건으로 취급되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고 있다. 정란수 백석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동물권 상황에 비춰볼 때 한국의 동물 학대에 대한 선고형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지만 실제로 이런 처벌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미국처럼 누적형이 아닌 단일 형량으로 처벌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법적 체계가 뒤처진다고 느낀다"며 "한국은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돼 있지만 여전히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이나 스웨덴처럼 최소 처벌 기준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