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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도박은 불확실한 것을 얻기 위해 확실한 것을 거는 것이다(stakes a certainty to gain an uncertainty) - 17c 천재 과학자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일대는 무역센터, 코엑스 전시장, 도심공항터미널, 호텔 등으로 이뤄져 있다. 코엑스는 제5공화국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남덕우 전 한국무역협회장이 건설했다. 2016년 현재 시점에서 봐도 코엑스 일대의 웅장함이나 세련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 코엑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시․문화․관광의 명소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코엑스 건너편 소위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렸던 옛 한전부지 7만 9,342㎡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사들여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곳은 현대차그룹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로 개발되는데 105층 높이의 메인타워와 전시․컨벤션, 공연장과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지구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곳에 제2의 코엑스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아울러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발이 완료되는 2025년 사람들은 이 개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것인가? 우리는 일을 할 때 ‘선택과 집중’이란 표현을 많이 쓴다.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일대를 전시·컨벤션, 스포츠, 공연·엔터테인먼트, 수변 문화여가 시설이 어우러진 글로벌 마이스(MICE: 기업회의·전시사업·국제회의) 중심지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코엑스와 현대차GBC, 잠실운동장 일대를 초대형 전시․컨벤션 벨트로 선택․집중한다는 장밋빛 전망이다.우선 ‘선택과 집중’이란 용어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선택과 집중’ 용어의 창시자인 세계적인 전략가 마이클 포터는 “전략의 본질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선택․집중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무언가를’ 버려야 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자, 이제 코엑스와 현대차GBC, 잠실운동장 일대를 한데 묶어 개발하는 것이 효율성이 있는지를 따져보자. 코엑스와 현대차GBC는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고 무엇보다도 지하를 통해 연결되어 있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하지만 잠실운동장 일대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행정상으로 코엑스․현대차GBC는 강남구이고, 잠실은 송파구이다. 송파구와 강남구를 나눈 경계선이 바로 탄천이다. 탄천은 작은 개울가가 아닌 폭이 무려 80미터에 달한다.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간의 직선거리는 최소 700미터 이상이다. 코엑스․현대차GBC와 잠실운동장 사이에는 심리적․물리적 방파제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코엑스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묶는다는 발상은 말잔치로 끝나고 시너지 효과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잠실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는 2014년 4건 14일, 2013년 9건 25일에 불과하다. 거의 경기가 열리지 않아 흉물이나 다름없는 스포츠단지와 전시·컨벤션와의 동거가 과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가?下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