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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민 기자] ‘포켓몬 고’ 열풍이 무더위만큼이나 지구촌을 뜨겁게 달궈놓고 있다.열풍을 넘어 가히 광풍이라 부를 만 하다.포켓몬 고는 포켓몬스터 관련 지적재산권을 가진 포켓몬 컴퍼니와 닌텐도 등을 개발한 나이앤틱이 손잡고 만든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 게임이다. 거리 곳곳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스마트폰 화면에서 포획해 훈련시키고 서로 싸움을 벌일 수도 있다.지난 6일 출시돼 미국과 호주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니 지난 22일에는 ‘포켓몬스터의 고향’인 일본에 상륙,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 서비스 되고 있지는 않지만 강원도 속초와 양양, 고성 그리고 경북 울산 등에서 포켓몬 고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켓몬을 포획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남 여수시의 거문도도 포켓몬이 포획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덕분에 이 지역들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포켓몬 고에 심취에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는 차치하더라도 포켓몬 고의 성공 얘기를 들으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포켓몬 고는 지난 2014년 만우절 이벤트로 구글 앱 지도에 깜짝 등장했던 ‘포켓몬스터 잡기’에 그 단초를 두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등장했던 하나의 이벤트가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기술과 만나 2년 만에 게임으로 현실화되면서 엄청난 ‘황금알’을 낳고 있는 것이다. 포켓몬 고의 인기 덕분에 개발사인 나이앤틱의 기업가치는 4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분을 갖고 있는 닌텐도의 주가도 연일 폭등하고 있다.‘한국은 IT와 게임강국이다’는 자부심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기술을 가진 우리가 왜 저런 게임을 먼저 개발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정부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상현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본격화하겠다고 나섰다. ‘5대 선도 프로젝트’를 확정하고 6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도 한다. 정부의 지원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뒷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불과 4개월 전 ‘알파고’의 열풍이 불었을 때 정부가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의 연구·개발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던 순간과 묘하게 겹치기 때문이다.인기 있는 것을 계속 쫓아다니다가는 ‘닭 쫓던 개’가 되기 십상이다. 언제까지 남들이 개발한 결과물에 놀라 쫓아다니기만 할 것인가.연구와 개발은 우리만이 가진 기술과 우리만의 스토리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서만 그 결실을 거둘 수 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선택과 집중’이 결과를 좌우하는 것이다.지금부터라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우리만의 것을 찾아 집중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한국의 고’가 포켓몬 고 인기의 바통을 이어받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