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1191.1원)보다 9.6원 낮은 1181.5원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1190원 초반까지 하락한 환율은 마침내 1180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종가 1181원은 지난달 21일(1172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수석연구원은 28일 "원달러 환율은 점차 하락하며 하반기 중 1100원을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달러 강세, 1200원 초반에서 부각됐던 정책당국 개입 우려,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으로 인해 강한 하방경직성이 나타났으나 향후 하락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종료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금융기관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스페인 국채만기에 대한 부담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 역시 잘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미국 국채보유비중을 높였던 유럽자금이 본국으로 돌아올 공산이 커졌다. 이 경우 유로가 강세를 띠는 반면 달러는 하락 반전한다. 달러 약세는 지난 4월말부터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다.
최근 원화 약세를 부추긴 요인 중 하나는 원화 약세에 배팅한 원엔 역크로스 거래였다. 원엔 역크로스 거래는 '원화 매도→달러 환전→엔화 매수'를 가리킨다. 이 과정에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보유심리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재홍 연구원은 "중장기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부각된다면 연초 원달러 환율 하락요인이었던 엔 크로스 거래(엔화 매도→달러환전→원화매수·달러매도)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이에 따른 외국인 주식 매수자금 유입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은 한국경제의 차별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6%로 한은이 이달 초 제시한 수정 전망치 7.4%를 웃돌았다. 경제성장률 7.6%는 2000년 상반기(10.8%) 이후 최고치다.
발표 당시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전의 정상상태를 회복한 것은 물론 어쩌면 확장국면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연구원도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에 비해 다소 둔화되겠지만 잠재성장수준을 상회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경제의 안정적인 여건과 올해 연말 경기선행지수 반등 가능성은 향후 한국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사들일 경우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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