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황동진 기자] 경북 지역에서 덕망 높기로 유명한 D그룹 창업주 H명예회장(80). 그가 요즘 말썽꾸리기 손자 때문에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한다.
D그룹은 현재 10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까지 성장했으며, H회장의 자식들이 각각 주력 계열사 대표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다.
지역에서 H회장에 대한 평가는 가히 절대적이다. 그의 인간 됨됨이가 D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이었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그는 지역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크고 작은 어려운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언제나 그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등장해 돕고는 했다. 또 교육열도 높아 학교재단까지 설립, 현재 포항 S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H회장은 슬하에 3남 1녀를 뒀다. 세 아들은 각각 해운, 건설,금융 계열사의 대표를 맡아 운영해오고 있다.
현재 이들은 각기 맡은 계열사를 지역적 한계성을 벗어나 제2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서울 이전을 계획 중에 있으며, 몇몇 계열사는 이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H회장은 지난 4월 회혼례를 치렀다. 회혼례는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은 뒤 60년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식 중 한사람이라도 죽은 자식이 있으면 안 되며, 자식 중 한 사람이라도 이혼경력이 있어서도 안 되는 등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H회장의 한평생 쌓아온 명예가 실추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손자 때문.
H회장의 장남의 아들인 H씨가 최근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1단독은 D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H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미 8차례에 걸쳐 훈련에 무단 불참해 510만 원의 벌금을 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지른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H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성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H씨는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예비군 훈련에 무단 불참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법원에서 벌금형의 약식 명령을 받고 총 510만원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이에 D그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 통화에서 “명예회장님과 회장님도 이번 일로 크게 진노하셨다”고 운을 뗀 뒤 “향후 A씨에 대해 어떤 문책을 할지는 답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현재 전남 장흥에 위치한 그룹 내 신생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