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고객서비스 혁명’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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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고객서비스 혁명’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까닭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0.10.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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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김치 할인 쿠폰 발송후 배추값 오르자 '없던 일로...'

[매일일보=김시은 기자] 현대백화점이 소비자를 외면하는 고객서비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포기김치 할인이 포함돼 있는 쿠폰을 발송했다가 배추 값이 폭등하자 고객과의 약속을 어기고 행사를 취소하는 불상사를 일으켰던 것.

심지어 행사 당일 뒤늦게 이러한 상황을 문자로 통보해 가뜩이나 ‘금(金)치 파동’으로 맘 졸였던 고객들을 헛걸음 시키는 다소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이러한 판매행태는 최근 고객 불만 사항을 트위터에 즉시 올리는 등 ‘고객서비스(CS) 혁명’에 도전하겠다는 현대백화점의 경영전략에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매일일보>은 소비자 외면하는 현대백화점의 고객서비스를 취재해봤다.

배추 값 폭등하자 고객 약속 어기고 포기 김치할인 맘대로 취소, 정정 안 해
당일 문자 통보 늦장대응, 고객 불만 즉시 개선하겠다는 경영방침에도 어긋나

현대백화점은 지난 7월부터 고객의 불만을 바로 듣고 개선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 혁명’을 진행하고 있다.지금까지는 현장에서 사소한 불만이 있더라도 절차가 번거로워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직원들이 사내 트위터인 ‘브이로그’에 현장의 생생한 고객반응을 즉시 올려 개선토록 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서비스를 알리기도 전에, 소비자를 외면하는 뒤늦은 고객 서비스로 빈축을 사고 있다. 어찌된 일일까.

‘고객서비스 혁명’은 어디로?

현대백화점의 소비자를 외면하는 고객서비스는 김치파동으로 압축된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최근 회원고객들을 대상으로 국내 김치회사의 포기김치 할인이 포함돼 있는 파워세일쿠폰을 발송했다. 하지만 배추값이 천청부지로 치솟으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김치회사들이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문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대응이 소비자를 외면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대를 하고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은 허탈감에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주부는 “아파트 부녀회에 갔다가 김치할인 디엠을 보고 찾아 갔는데 불필요한 물건만 구매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김치 기업이 배추 물량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 포기김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당일 입고를 요청해 판매하기 때문에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현재 김치 파동으로 인해 포기김치 수량이 없어 구매정지 상태지만 사태가 해결되면 최대한 공급에 힘 쓰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전날 정정통보를 하지않아 먼 거리임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 김치를 사러 간 소비자들에게 헛걸음을 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 직장인은 “이제 와서 공급 물량을 운운하는 것은 비싸게 받겠다는 속보이는 행위다. 현재도 인터넷에는 김치 할인 쿠폰 내용이 올라와 있다. 이거 보고 갔다가는 다른 것만 팔아주는 꼴이 된다”며 현대백화점의 판매행태를 비난했다.

이 직장인의 말대로 김치를 사러간 몇몇 소비자들은 다른 물품을 구매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현대백화점은 행사 당일 오후에서야 문자로 이러한 사실을 통보했다. 이는 ‘고객서비스 혁명’을 선언하며 고객의 불만을 즉시 해결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와도 어긋난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고객·직원 외면…매출에만 올인?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자뿐 아니라, 직원들도 외면하는 판매행태를 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통상적 휴무일인 지난 4월19일(월요일) ‘나홀로 영업’을 강행하면서 직원들과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원성을 샀다.

당시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지역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등이 세일기간을 끝내고 휴무에 들어간 이날 ‘4월무휴’를 선언하며 세일판매를 계속했다. 급기야 직원들은 부산점 앞에서 실시된 ‘주 1회 정기휴점제 및 영업시간제한 선전전’에 서명하는 등 불만을 털어놨다.
 
선전전을 펼쳤던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부산지부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내부에서는 19일을 ‘억데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회사는 매출에만 올인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대백화점측은 세일로 인한 전가 판매인만큼 사람은 많아도 매출은 평일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인 신세계 센텀시티와 롯데 광복점 등의 매출면에 위협을 느낀 현대 백화점이 무리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연맹  관계자는 “노동자뿐 아니라 백화점내 안전점검 등의 미비로 고객안전에도 중대한 결함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당시 현대백화점 지점 대부분이 휴무에 들어간 상태에서 강행된 부산점의 나홀로 영업은 직원들의 피로가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소비자들도 각종 서비스 및 이용 편의도가 저하된 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일각에선 그동안 현대백화점이 유통업계 강자인 신세계와 롯데에게 밀려, 고객과 직원을 모두 외면하고 매출에만 신경 쓰다가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고객서비스 혁명을 외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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