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를 확정하면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순항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하나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 방식의 인수안과 함께 유력한 인수 후보였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가 발을 빼면서 우리금융 민영화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독자 생존 움직임 '박차'
일단 우리금융지주는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과점 주주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 투자자, 해외 투자자 등으로부터 6조5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2일부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투자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6일까지 청약을 완료할 경우 목표 금액인 5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지분 56.97%를 인수할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후 우리금융은 인수의향서(LOI) 제출 마감 시한인 26일 전까지 실제 주주 비율을 확정할 방침이다.
우리금융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제3의 인수주체가 나타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국계와 유럽계 은행 6~7곳이 우리금융에 대한 소개와 매각 절차를 담은 티저레터를 받아갔다.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금융당국은 유효경쟁이 안되더라도 본입찰까지 갈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 두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입찰참여의향서(LOI)를 내는 것만으로 경쟁입찰이 가능할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며 "12월 예비입찰까지 가봐야 유효 경쟁이 가능한 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만약 예비입찰에서 유효경쟁이 불가능하더라도 본입찰까지 가서 가격을 받고 결정할 문제"라며 "본입찰에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조기 민영화, 금융산업 발전이 목표라는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따져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공자위는 오는 26일 LOI 접수 마감보다는 12월20일 이후 열리는 예비 입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를 놓고 유효 경쟁 여부와 함께 인수 가격이 민영화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정부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주·경남은행 인수전은 치열
한편 우리금융 민영화가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전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경남은행은 자산 24조7000억원으로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두 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은행 자체적으로는 자기자본의 30%까지 인수·합병(M&A)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기자본의 100%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두관 경남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은행 투자인수단은 최근 재일동포 투자자와 280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고 인수전에 가세했다.
광주은행 인수전도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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