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아리랑’의 고장, 정선. 정선 아우라지에서 서울에 이르는 한강 물길을 따라 전해진 ‘정선 아리랑’에는 한민족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다.지난 27일 아리랑의 ‘시원(始源)’, 강원도 정선에 전국의 전통시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정선군 종합경기장에선 전국의 우수시장들이 참여하는 ‘2017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가 열렸다. 전국 115개 시장에서 127개 전시 부스를 운영,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마련했다.전국 우수시장 박람회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4년부터 매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강원도, 정선군이 주관하는 행사로 관람객만 연인원 16만여 명에 달하는 전통시장 관련 국내 최대 행사다.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이번 박람회는 도약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모습과 열정,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활기 넘치는 청년 상인까지 만날 수 있는 풍성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시장은 박람회에 참석한 시장 상인들이 각양각색 저마다 자신들의 시장 특색을 뽐내려는 열기로 뜨거웠다.김호영 양수리 전통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단 단장은 “양수리 전통시장은 중기부와 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에 지난해부터 선정돼 2년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박람회를 통해 시장과 시장만의 상품기획(MD) 제품을 홍보하면서 관광객이 이를 보고 우리 시장에 찾아오다 보면 시장이나 지역 매출까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번 박람회는 인근의 ‘민둥산 억새꽃 축제’와 어우러져 이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광객들은 횡성 한우와 강경 젓갈, 동해 먹태, 속초 닭강정 등 전국 각지의 시장들이 선보인 대표 상품들을 둘러보며 시장 쇼핑을 즐겼고, 특히 옹기 제조 과정을 직접 선보인 울산 남창옹기종기시장에는 이를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인근의 강원도 원주시에서 온 이윤화(41·여) 씨는 “친구들과 민둥산 산행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박람회장에 들렀는데 각 지역 시장에서 정성껏 만들어온 다양한 상품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러한 행사가 대도시에서도 자주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박람회장 한편에서는 ‘전통시장 컨퍼런스’가 마련돼 상인대학과 관련한 우수 사례 등을 발표하며 시장 간 정보 교류와 벤치마킹 등 교류의 장도 열렸다.윤연호 부평종합시장 상인회장은 ‘2017 상인 교육 우수 사례’를 발표하면서 “상인 교육 후 상인 동아리가 조직되는 등 상인 간 소통이 활성화되고 소비자 특성 맞춤 교육을 실시하게 되면서 점포 간판이나 진열 매대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이외에도 청년상인의 상품을 전시하는 ‘청년상인관’, 대학교와 전통시장이 연계한 아이디어 상품 전시와 홍보를 위한 ‘대학협력관’ 등 부스가 마련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예금보험공사와 전국상인연합회 등 전통시장의 애로 상담 등을 위한 유관기관 홍보 부스에도 이를 문의하려는 상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오늘날 대형마트의 틈바구니 속에서 바람 잘 날 없던 전통시장이 만산홍엽으로 뒤덮인 정선의 산자락처럼 모처럼만에 웃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