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 “제조원가 상승에도 납품단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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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조업체 “제조원가 상승에도 납품단가 ‘감소’”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8.04.1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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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제조원가 영향 예상… 경영부담 가중은 ‘덤’
납품단가 변동현황.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1. (선박부품업체 A사) 거래처는 경쟁 입찰할 때 공급업체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단가를 인하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도 지난해 같은 방식으로 두 차례나 20~30% 낮은 단가로 납품한 적이 있다.#2. (화학업체 B사) 원사업자는 단가인하를 요구할 때 특별한 부가적인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반면 협력사가 단가인상을 요청하려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료를 요구하거나 준비시킨다.
#3. (원단생산업체 C사) 원·부자재와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20년 전과 같은 단가에 납품하는 것도 있다. 현재 계속된 경영악화로 폐업위기에 놓여 있으나 당장 문 닫을 순 없어 빚을 내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제조원가가 상승했다는 중소제조업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납품단가가 인상됐다는 업체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3월에 걸쳐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제조업체 5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제조업 납품단가 반영 실태조사’ 결과, 제조원가를 구성하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는 각각 53.0%, 51.8%, 35.3%로 지난해 52.7%, 56.7%, 35.7%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반면, 납품단가가 인상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각각 16.3%, 13.1%, 9.5%로 지난해 23.0%, 25.0%, 12.3%보다 2.8%포인트~11.9%포인트 감소해 중소제조업체가 느끼는 원가부담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원가 중 재료비, 노무비, 경비 비중은 각각 56.6%, 27.0%, 16.5%이었으며, ‘섬유·의류(33.2%)’, ‘조선(30.2%)’ 업종의 노무비 비중이 타 업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원사업자로부터 부당한 단가인하를 경험한 업체는 지난해 14.3%보다 소폭 감소한 12.1%로 조사됐지만, ‘섬유·의류’ 업종의 경우 평균보다 약 2배 높은 21.6%로 나타나 납품단가 관련 불공정행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원사업자가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방법은 ‘경쟁업체와의 가격경쟁 유도(34.4%)’와 ‘추가 발주를 전제로 단가를 인하(23.0%)’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한편, 중소제조업체 10곳 중 7곳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원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이들 업체 중 제조원가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37.2%에 불과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응답 업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인상이 납품단가에 공정하게 반영되기 위해 ‘원사업자의 자발적 인식변화를 통한 공정원가 인정문화 확산(48.4%)’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적정한 납품단가가 보장될 때 중소제조업체도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혁신을 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공정한 납품단가를 인정하는 공정거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며, 정부는 불공정행위가 빈번한 업종과 노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한 납품단가 반영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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