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증권사 설립 風! 風! 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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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증권사 설립 風! 風! 風!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7.09.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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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으로 한 몫 챙겨볼까”…증권사 설립으로 장미빛 미래 꿈꾸는 국민∙기업銀

국민銀, “높은 프리미엄의 증권사 인수보다 신설하는 게 더 이익”
기업銀, “은행자금 묶어 둘 증권사 필요하다”…“신설방안 연내 마무리 지을 것”
일부 전문가 “은행권 증권사 설립 선례 없어 리스크 클 것”

은행들이 증권사 신설과 인수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은행,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증권사 인수의사를 밝힌 가운데 최근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에 증권사 신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권의 ‘증권사 붙잡기’ 행보가 탄력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증권사 확보에 나선 데는 ‘상품구조를 다양화해 자본시장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아두겠다’는 심산.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증권사를 설립한 선례가 없어 설립한다 해도 경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銀, “증권사 신설 솔깃하네~”

지난 10일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증권사 설립을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연내라도 기준을 마련해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증권사 신규진입이 허용됐다. 사진은 지난달 6일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김 금감위원장.
자본시장통합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시중자금이 증권 등 자본시장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은행권 또한 투자은행(IB) 업무가 절실하게 됐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은행권의 증권사 인수, 신설을 향한 꿈(?)들이 점차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적인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나와야 한다”며 “증권사 설립을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연내라도 기준을 마련해 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증권사 신규진입을 허용했기 때문. 김 금감위원장의 발언으로 증권사 인수의지를 밝힌 은행 중 자금력이 탄탄한 국민은행, 기업은행이 화색을 띠고 있다. 이를 입증해주듯 국민은행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김 금감위원장 발언 이틀 뒤인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5월부터 한누리증권을 포함해 증권사를 인수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제도적으로 증권사 신규설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사 신규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과도한 프리미엄을 주면서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금융감독당국이 증권사 신설 허용을 발표함에 따라 국민은행으로서는 무리해서 한누리증권을 사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또 증권업계의 활발한  M&A을 기대하는 감독당국으로서도 국민은행의 증권사 설립을 반길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7월 KGI증권 인수에 실패한 국민은행은 이후 한누리증권과 협상을 벌여 왔으나 국민은행이 인수 가격으로 약 2천억 원을 제시한 반면 한누리증권 측은 3천억 원 이상을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銀, “증권기능 갖는 것 필수”

기업은행 또한 연내 증권업 진출계획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내년 4월전에는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기업은행 이경준 수석부행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은행자금을 묶어 둘 울타리, 즉 증권사가 필요하다”며 “증권사 인수와 신설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를 신설한다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이고, 증권사를 인수하게 되면 내년 4월 중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이 부행장은 최근 증권사 경영권의 거품 낀 가격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증권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증권사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나치게 올랐다”며 “인수부문에 있어서는 프리미엄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밝혀 증권사 신설에 무게가 실린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기업은행 강권석 은행장은 이미 지난 7월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내로 증권업 진출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행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 국내외 금융산업 추이로 볼 때 증권기능을 갖는 것은 필수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에 필요한 것은 수익성 증대보다 증권업 라이센스다. 시장의 벽이 무너지는 미래에 전통적인 은행업만으로는 고도의 상품개발이 불가능하다”며 “지금 은행들이 업무영역을 확장해 놓지 않으면 차세대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계를 포함한 국내 54개 증권사의 지난 1/4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천9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5%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신설? 인수? 어떤 게 더 이익이야?!

그러나 은행권의 증권사 신설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은행(부동산)에서 증권(주식)으로의 자금 이동 등 가계의 투자 선호도가 정부의 정책 기조변화로 가파르게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에 따른 기회비용이 매우 크다”고 말한다. 기존의 증권사와 경쟁할만한 규모로 설립, 육성하는데 최소 2~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금융 산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야 제대로 된 기틀을 가진 증권사를 갖게 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껏 은행이 증권사를 신설해 운영한 선례가 없었던 만큼 시행착오 및 그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과 증권업은 같은 금융의 범주에 속해 있지만 확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은행이 증권사를 처음부터 설립해 운영한다는 것은 물론 가능성은 있지만 리스크가 작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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