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 씨 친구들 김병준·손학규 면담 / "검사 출신 의원들 윤창호법 걸림돌" 돌직구 날려 / 청년들 호소에 여야 대표들 "윤창호법 처리 합의"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음주운전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5일 국회를 방문했다. 이들은 최근 '윤창호법'(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발의에 참여해 놓고도 음주단속에 적발된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을 언급하며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윤 씨의 대학 및 고등학교 친구들인 김민진 씨 외 2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 있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면담했다. 윤창호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들이 국회를 찾은 이유를 설명하는 도중 이 의원 등 율사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김씨는 "(윤창호법 발의에 참여한)104분 중 한 분이던 이 의원께서 사고를 내진 않았지만 굉장히 유감스럽다. 누구한테 어떻게 도움을 청하고 누구를 믿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 계기가 됐다"며 "이 의원님도 보니 검사출신이더라. 이 법안 추진에 있어 법조계 의원님들이 본의 아니게 소극적이고 (추진) 과정에서 저희에게 큰 걸림돌이었다. 이 의원님의 음주운전 사건을 통해서라도 같은 법조계출신으로서 연대책임을 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씨는 이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와 관련해선 "이만큼 여론이 집중된 사안에서 (법안 발의에 참여해 놓고 음주운전을 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비윤리적 행태라고 할 수 있다"며 "사실 우리를 기만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변해서 국회에 있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이와 관련, 이날 민주평화당 당기 윤리심판원은 이 의원에 대한 징계를 위해 첫 회의를 열었다. 장철우 변호사는 "이 의원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발의했던 만큼 사안이 중하다"며 "이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을 반영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앞서 김씨 등은 김 위원장과 손 대표를 면담하는 과정에서 윤창호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위해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5당 대표들이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 이날 정오 국회 사랑재에 열린 초월회(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모임)의 두 번째 모임에서는 윤창호법 처리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 이계성 국회대변인은 초월회 모임 결과 브리핑에서 윤창호법을 비롯해 여야 이견이 없는 민생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전했다.모임에서 김 위원장은 윤창호법과 관련, "여러가지 형평성이나 양형을 가지고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법이야말로 여야 합의로 빠른시간 내에 처리됐으면 한다"고 했고, 손 대표 역시 "이번 정기국회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여기에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가세, "윤창호법에 대해선 이의가 없으니 정기국회 내에 마무리를 짓자"고 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