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권희진 기자]충북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사이 다툼으로 피해 학생의 청각신경이 손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피해 학생 부모가 학교 측에서 가해 학생을 감싸고 있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충북도교육청 피해 학생의 부모에 따르면 지난 6월21일 청주 A중학교 3학년이 B군이 같은 반 친구 C군과 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B군이 C군의 폭행으로 오른쪽 청각신경이 손상돼 '돌발성 특발성 난청'이라는 질병을 앓게 됐고, B군의 아버지는 사건 이후 학교 측에서 제대로 된 조치가 없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B군의 아버지는 이날 성명을 통해 "C군이 내 아들의 뺨을 3~4대 때리는 것은 물론 배와 등도 때리고 미술용 칼도 던지는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며 "당시 폭력으로 내 아들은 청각신경이 죽고 영구재생이 안 되는 장애를 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폭력 사태 이후 가해 학생 부모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전혀 그런 행동이 없었다"며 "억울한 마음에 경찰 고소 등으로 법의 판단을 받도록 해 결국 법원은 가해 학생에게 보호처분 1호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또 "법도 가해 학생의 죄를 인정했지만 학교측이 단지 '서면사과'만을 결정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는 학교측이 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가해 학생 부모의 눈치 보기에 따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측 관계자도 사석에서 '가해자의 어머니가 학교측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원만한 일 처리를 부탁했다"며 "학교가 이런 식으로 폭력을 방치하면 수많은 피해 학생을 양산할 뿐"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중학교 관계자는 이와 관련, "B군의 아버지가 오해한 것"이라며 가해 학생을 감쌌다는 B군의 아버지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가해 학생의 부모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발전기금을 내는 등 학교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점 때문에 C군의 편을 들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사건 발생 초기에 C군의 아버지가 사과하려 중재 역할을 위해 담임과 학년부장, 상담교사가 함께 갔던 것이 오해를 산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학교에서 중재를 하는 도중에 B군의 아버지가 경찰에 고소를 하고 법정까지 가게 되니 가해 부모도 이렇게까지 된 마당에 사과를 못하겠다고 나서 일이 더 커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학교에서는 피해 학부모의 가해 학생 징계 요구에 따라 객관적인 징계를 위해 경찰과 변호사, 의사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체위원회를 열었다"며 "징계 수위도 가해 학생을 감싸려는 것이 아니라 위원회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거쳐 나온 결과"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