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강국 헌재소장 신년사>
임진년(壬辰年) 새해 새 아침을 맞이하여, 헌법재판소 가족들과 더불어 국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고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해도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우선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이제는 세계경제전체를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으며, 얼마 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의 장래는 더욱 더 불확실하고 불안정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기쁜 일도 많았습니다. 2번의 실패 끝에 평창으로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마침내 결실을 이루었으며,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세계 9번째의 무역대국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들의 열정과 지혜가 모아진 결과로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할 것입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6·25 전쟁을 거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겨우 60달러를 넘는 지구상의 최빈국이었으나 60여년이 지난 오늘날 1인당 국민소득 24,000달러에 육박하는 경제대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방들의 원조로 근근히 연명하던 원조수혜국에서 이제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나 단체에게 원조를 해주는 원조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대한민국은 많은 시련과 희생 및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권위주의 체제를 타파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쟁취ㆍ확립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가장 짧은 시간내에 이룩해낸 자랑스러운 국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자족하거나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닐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을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선진국이 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손자·손녀들이 보다 편안하고, 보다 풍요로운 가운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는 다시 한번 우리의 모든 역량과 지혜를 한데 모아 헌신하고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수호함으로써 국가·사회를 동화적으로 통합해야 하는 소명과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비생산적인 이념적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정치적·사회적 현안들이 헌법재판소로 몰려들고 있는 경향은 헌법재판소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마는, 헌법재판소는 열과 성으로 그 소임을 다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더욱 큰 사랑과 깊은 신뢰를 받고, 나아가 세계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우리나라의 국운이 더욱 융성하는 가운데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2. 1. 1. 헌법재판소장 이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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