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큰 별 지다] ‘땅콩회항’으로 시작된 한진家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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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큰 별 지다] ‘땅콩회항’으로 시작된 한진家 악재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4.0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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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장녀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차녀 ‘물겁 갑질’ 논란
검찰수사 및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겹치며 그룹 위기…말년은 파란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2018 임원세미나 참석 모습. 사진=한진그룹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조 회장은 수십년간 우리나라 굴지의 항공사 그룹을 이끌어왔지만, 향년 70세에 세상을 떠난 그의 말년은 편치 않았다.

일가족의 갑질 논란이 겹치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고, 검찰 수사를 통해 배임에 횡령 혐의까지 받고 경영권까지 박탈당하는 신세가 됐다.

시작은 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인천행 항공기를 탑승게이트로 돌렸다. 일등석에 탑승해 있던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은 것이다.이를 계기로 한진 일가의 ‘갑질’ 논란이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조 전 부사장은 이듬해 2월 1심에서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한진 일가는 이후 한동안 조용했지만, 2018년 또한번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엔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문제였다. 조 전 전무는 그해 3월 16일 대한항공 회의 도중 광고업체 관계자 등에게 물을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조 전 전무는 베트남 다낭으로 출국했지만, 여론의 질타로 4월15일 급히 귀국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조 전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운전기사, 가정부 등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갑질’ 논란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이다.성난 여론은 쓰나미와 같이 그룹을 덮쳤다. ‘오너리스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고 검찰 수사까지 겹쳐 한진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이에 조 회장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오너리스크가 부각되자 국민연금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월 1일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주하인 한진칼에 대해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기로 결정했다. 3월26일 국민연금은 조 전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결정을 했고, 이튿날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그의 연임은 결국 실패로 일단락됐다.조 회장은 이로써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주주총회에서 주주권 행사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첫 사례다.조 회장의 별세가 더욱 쓸쓸함을 더한 것은 올해가 대한항공이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대한항공은 물컵 갑질 이후 비난 여론과 검찰 수사까지 겹쳐 기념행사도 사내 직원들을 상대로 조촐히 치를 수밖에 없었다.대한항공은 1969년 창업주 조중훈 회장이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이후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 ‘날개’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그 5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한편 조 회장의 사인은 폐질환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폐질환으로 미국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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