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현대엘리베이터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인 독일 쉰들러그룹이 최근 현대엘리베에터 지분 매입을 다시 시작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쉰들러홀딩(Schindler Holding AG)는 지난 16일부터 현대엘리베이터 7392주를 장내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율은 35.00%에서 35.07%로 증가됐다.쉰들러는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분을 끌어모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특히 지분 매입 공시에서 쉰들러 측 담당자로 현대엘리베이터와의 소송 대변인인 김&장 법률사무소가 이름이 올려져 있어 소송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쉰들러그룹은 지난해 12월 법원에 현대엘리베이터 회계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당시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주식을 이용한 파생상품 계약으로 주주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하지만 1심 재판부는 쉰들러측 주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쉰들러의 회계장부 열람이 단순 2대주주의 권리보다는 적대적 M&A 등 악의적 의도가 엿보인다"고 판시했다.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2010년 쉰들러그룹이 현대그룹에게 발송한 일명 '라자드제안서'를 들었다. 라자드제안서는 쉰들러그룹이 2010년 현대그룹에게 발송한 구상안으로 구상안 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별도의 자회사로 분할해 49%의 지분을 쉰들러가 인수하는 것이 골자다.여기에 최근 항소심 심리에서도 지난 2004년 현대그룹과 KCC그룹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에도 쉰들러그룹이 현대그룹에게 현대엘리베이터 사업부를 넘기라는 주장이 현대그룹 측으로부터 나와 이목을 끈 바 있다.현대그룹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2004년 초 쉰들러가 당사에 엘리베이터 사업부를 넘기라는 LOI(인수의향서)를 보내왔었다"며 "2010년 라자드 제안과 함께 쉰들러가 소송을 제기한 목적의 부당성을 드러내는 자료"라고 주장했다.이번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입 이유에 대해 쉰들러 변호를 맡고 있는 김&장 측은 "고객과의 사전 동의없이 말할 수 없다"며 함구했다.한편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율을 지난해 43.3%에서 지난 9월말 기준으로 47.2%까지 높였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5.6%를 포함하면 50%를 넘기게 돼 남은 지분을 모두 쉰들러그룹이 끌어모은다 해도 사실상 경영권 확보는 힘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