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등 SNS에서 “일본계 기업 ‘CU' 보이콧해야” 파문 독자 노선 걷는 BGF리테일, “오해에서 비롯된 것” 난감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다케시마 후원기업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기업이 난감해하고 있다. 지난해 사명을 변경한 BGF리테일(옛 보광훼미리마트)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서는 일명 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과 불매운동 참여 독려와 관련한 메시지가 지난해 말부터 트위터에서 확산되기 시작했다.논란의 핵심은 일본 기업들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이름을 바꾸는 캠페인에 후원금을 내고 있으므로 이들 업체의 제품을 보이콧(불매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급기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가 만든 전단지 사진들도 함께 돌고 있다. 여기에 거론된 업체들은 국내에 유통·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 13곳.소니, 파나소닉, 샤프, 올림푸스, 세븐일레븐, 아식스, 후지필름, 일본IBM, 니콘, 캐논, 산요 등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이밖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사히맥주, 훼미리마트, 다이소 등도 거론됐다.한국 지사를 둔 이들은 자사가 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난감스러워하는 기업이 바로 국내 편의점업계 1위 기업인 BGF리테일이다. 지난해 사명과 브랜드를 거의 동시에 교체하며 유통종합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BGF리테일으로서는 새해 벽두부터 날아든 비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SNS에서는 다케시마 후원기업 중 한 곳인 일본계 기업 훼미리마트(CU)의 제품을 구매하지 말아야한다는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BGF리테일의 태생이 일본 훼미리마트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도 일본 훼미리마트는 BGF리테일의 지분 23.48%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BGF리테일은 지난 1990년에 일본 훼미리마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매해 수십억원대의 로열티를 지급해오고 있다.BGF리테일 측은 이번 다케시마 후원기업 논란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훼미리마트사와의 관계 때문에 거론돼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분 관계만 가지고 있을 뿐 이번 논란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이어 “지난해 훼미리마트에서 CU로 교체해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에 CU가 들어간 것은 억울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이 관계자는 "CU는 지난해 8월 광복절 67년을 맞아 CU브랜드 로고와 태극기가 함께 찍힌 사진을 CU 페이스북에 올린 고객을 대상으로 815명을 선정하는 등 'CU 브랜드 독립기념 815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이런 CU가 다케시마 후원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실제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BGF리테일은 지난해 8월 22년간 사용해 온 편의점 브랜드 훼미리마트를 독자 브랜드인 ‘CU’로 전환하고 동시에 사명도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일본 훼미리마트와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다만 BGF리테일은 고객 혼란과 제3자의 훼미리마트 브랜드 사용을 막기 위해 당분간 일본 훼미리마트와 라이센스 계약을 유지키로 했다.BGG리테일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유통종합그룹을 설립하겠다는 계획 아래 향후 일본 훼미리마트사가의 보유한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한편, BGF리테일은 검사 출신의 홍석조 회장이 2007년 취임한 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1호점을 개점한 후 지금까지 점포수 7,281개(지난해 6월 기준) 연매출 3조원대의 명실상부한 국내 편의점 1위 업체로 성장했다.2011년 매출액은 2조6027억원에 달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28억원과 774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훼미리뱅크, 보광P&C, 보광DSnet, 훼미리F&B, 14개 물류센터 등 총 18개의 유통업 관련 관계사를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런 브랜드 변경에 일부 가맹점주들이 반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어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가 BGF리테일을 가맹사업법 위반 등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위에 고발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