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20개 증가…기계장비 등 업종 부실 악화
[매일일보 정웅재 기자] 올해 부실 징후를 보여 구조조정 대상이 된 기업이 210개사로 집계됐다. 이중 중소기업의 비중은 95.7%로 늘었고, 기계장비·부동산·자동차부품 등 업종의 상황 또한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19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세부평가 대상 기업 3307개 중에서 부실징후 기업이 210개로 나타났다. 부실징후 기업은 전년 대비 20개 늘었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신용공여 금액이 500억원 이상이면 대기업, 그 이하일 경우 중소기업으로 나눠 영업현금흐름이나 이자보상배율 등을 기준으로 A·B·C·D 등 4가지 등급으로 평가한다. 이 중 C등급과 D등급은 각각 워크아웃, 기업회생 등을 통해 정상화를 해야 하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다.
올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 중 C등급은 59개, D등급은 151개였다. 각각 전년 대비 6개, 14개 늘었다. 특히 대기업 중 C·D 등급은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9개로 1개 줄었지만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80개에서 201개로 21개 늘었다.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은 조선과 자동차 업종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마무리됐고 금융기관 신용공여 규모가 늘지 않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부실징후 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95.7%로 2015년 76.4%에 비해 늘었다.
부실징후 중소기업이 늘어난 이유는 경기 부진 등으로 영업으로 번 자금보다 지출하는 자금이 늘어난 데다 금융기관 이자만큼 영업이익을 못 낸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해당 원인이 3년 연속으로 지속되면 신용위험평가 세부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는 데, 금감원은 세부평가 대상 기업이 전년 대비 늘었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업종을 보면 기계장비 35개사, 부동산 19개사, 자동차부품 17개사, 금속가공 17개사, 도매 상품중개 14개사다. 특히 전반적인 업종 부진의 영향을 받는 기계장비 업체의 타격이 가장 컸다. 반면 조선·금속가공·철강·도매상품중개 업종은 전년보다 줄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3조3000억원이며 이중 은행권이 2조4000억원으로 72.7%를 차지했다.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2000억원이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은행권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예상액은 약 1735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하락하는 국내은행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본비율은 0.01%포인트 가량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하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워크아웃․회생절차 등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와 부실정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은행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는데도 워크아웃 등 관리절차를 신청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구조조정을 지연하는 경우 주채권은행이 기업의 상환능력 등을 감안해 사후 조치를 취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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