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IBK기업은행 노조가 '낙하산 내정설'에 들끓고 있다. 노조는 새 기업은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앉힌다고 알려지자 '광화문 집회'를 예고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 현 기업은행장 임기는 오는 27일로 끝난다. 대통령은 금융위원장 제청을 받아 임기 3년인 기업은행장을 임명한다.
이 자리를 맡을 걸로 알려진 반장식 전 수석은 덕수상고를 나와 외환은행에서 일했다. 야간대학인 국제대(현 서경대)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21회 행시에 합격해 관가로 들어섰다. 기획예산처 주요부서를 거쳐 차관까지 지내면서 예산통으로 불렸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가균형발전기획단장을 맡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으로 돌아왔다.
노조는 외부 인사에 반대한다. 지금껏 조준희ㆍ권선주ㆍ김도진 행장으로 이어지는 9년 동안 자리잡은 내부 발탁 기조를 지키겠다는 거다. 노조 측에서는 내부 출신이 기업은행을 맡아 위상을 더욱 높였다고 본다. 금융권에서 처음 중소기업 대출 160조원을 돌파했고, 순이익은 5년 연속 1조원을 넘었다.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반장식 전 수석이 차기 기업은행장으로 추천됐고, 대통령 결재만 남은 걸로 알려졌다"며 "금융위원장 제청보다 앞서 청와대가 인물을 정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오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어 '함량 미달 낙하산 결사반대'를 외치기로 했다.
청와대에서는 내부 출신 행장을 3차례 연달아 뽑는 바람에 파벌 문화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고, 반장식 전 수석을 통해 이를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한다. 반장식 전 수석은 외환은행에서 4년 동안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공직자로 일할 때 예산 업무를 주로 맡았고, 금융산업과 중소기업 정책에도 밝다고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차기 기업은행장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걸로 보인다"며 "당초 금융권에서는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이 일주일 전 끝날 걸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