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한우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제조 기술’을 도입한 농가의 소득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사료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청년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한우 거세우 1마리당 사료비는 26% 올라, 약 60만 원이 늘었다. 국제 곡물가격 또한 지속적인 오름세로 한우 농가의 사료비 절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대두됐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 자가 TMR 제조 기술을 도입해 농장을 운영하는 청년 농업인 4개 농가(약 1200마리)를 대상으로 기술 도입 전‧후 3년∼5년간의 농가 경영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기존 배합사료보다 저렴한 농식품 부산물을 이용하고 농장주가 직접 사료를 배합해 그만큼의 노동력 절감효과가 더해져 사료비를 35% 줄였다.
또한 국립축산과학원의 한우 사료배합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최적의 영양소를 공급해 1++등급 출현율도 12.9%P 증가했다. 이는 한우 1마리당 소득이 76만 원에서 158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효과를 냈다.
출하일수는 약 20일 줄이면서도 육질 등급의 중요한 평가 요소인 근내지방도는 5.9점에서 6.3점으로 향상됐다. 이 기술을 국내 100마리 이상 사육농가 전체에 적용하면 최대 연간 1338억 원 정도의 소득향상 효과가 예상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16년부터 한우 자가 TMR 제조 기술을 청년 농업인에게 집중적으로 보급하고 있다. 농가에서 원료를 구입해 스스로 사료를 만들 경우에는 원료사료의 영양소 조성에 대한 이해와 배합비 작성원리를 숙지해야 활용이 가능하다.
한우 사료배합 프로그램은 영양학 이론의 이해 없이도 PC를 활용해 자기 농장에 맞는 배합비를 작성할 수 있으며, 단기간에 활용법을 습득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혁신의 하나로서 전국 청년 농업인 300여 명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한우 자가 TMR 제조 기술에 대한 집중 교육을 실시했으며, 지속적으로 일대일 온라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우 자가 TMR 제조 기술을 활용해 사료를 만드는 청년 농업인 양익종(제주도)씨는 “소를 키워보니 높은 사료비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기술을 적용한 결과 사료비가 대폭 줄고 육질 등급도 향상돼 한우 사육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양창범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우리나라 축산업은 사료비를 포함한 생산비 절감과 청년 농업인의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한우 자가 TMR 제조 기술이 청년 농업인의 성장과 자립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한우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