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그간의 수사 과정과 20만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의 신빙성을 믿는다면 당당하게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하라."
여권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요구하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법부를 향해서도 "잘못이 있다면 천하의 이 부회장이라도 단호하게 처벌하고, 죄가 없다면 아무리 삼성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했다. 또 이 부회장을 향해서는 "사법처리와 유무죄여부를 떠나 반칙과 편법을 동원한 분식회계와 증거인멸 의혹을 받았다"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그런 결론을 내린 것 자체에 대해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 같은 발언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 드리려 한다고 주변에 상의했더니 몇 분들은 말렸다. 속된 말로 '잘 해야 본전인데 왜 나서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유리한 주제에 대해서만 말하고, 그렇지 않은 주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비겁하고, 공당으로서 온당치 않은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신 발언이라는 의미다.
안 대표는 이어 "삼성만 해도 이건희 회장의 5조원대 비자금 조성, 정권 로비 의혹, 이번에 문제가 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까지, 보통의 기업이라면 한 가지만으로도 존립이 어려웠을 여러 사건이 있었다"며 "사무실 벽에서 비밀 금고가 나오고, 증거가 될 노트북은 사무실 바닥에 영원히 묻힐 뻔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처벌을 경감받기 위한 여러 약속들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은 용두사미로 끝났다"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검찰 기소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속 권고를 내린 배경과 관련 "많은 국민들은 코로나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삼성마저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고 말씀한다.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사법처리 돼 삼성이 휘청거리게 된다면 우리 경제가 예전과 같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라고 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는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총수의 구속 여부만으로 기업 전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 그렇게 간단한 조직이 아님을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