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요청조차 안해…기업간 불편한 관계 탓?
[매일일보 성현 기자] 동화면세점이 전략적 제휴 대상으로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을 배제한 것으로 파악돼 그 배경을 두고 두 업체 간의 ‘불편한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분인수 내용에 따르면 3년 후 호텔신라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풋옵션을, 동화면세점은 매각지분 회수를 위한 콜옵션을 행사한다는 사항이 계약에 포함됐으며 두 회사는 이를 ‘전략적 제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상품구매 자문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상품을 공동 구매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업계에서 업체 간 전략적 제휴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신정희 사장 측이 호텔신라에는 제휴를 제안했으나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에게는 손을 내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동화면세점 측에서 먼저 제의를 해왔다”며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호텔롯데 관계자는 “여러 부서에 확인해봤지만 동화면세점 측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면세점업계 시장점유율은 롯데면세점이 54.7%로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32.3%로 2위에 올라있다.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2위 업체보다는 1위 업체가 한층 효과적이지만 신 사장은 롯데면세점을 외면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사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남매지간이지만 롯데관광개발은 1987년 롯데그룹에서 제외된 ‘별도’ 기업이다. 양 측 간 지분관계도 전무하다.
롯데관광개발이 ‘롯데’라는 사명을 쓰는 것은 김기병 회장의 요청을 신 총괄회장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 측은 롯데그룹이 2001년부터 관광여행업에 진출한 이후 ‘롯데’ 표장 사용권을 두고 법정분쟁을 치른 뒤부터 사이가 더욱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동화면세점 관계자는 “담당자가 외국 출장을 나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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