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을 방문해 공정경제 3법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경총 소속 대기업 사장단은 이 대표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시기 조절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늦출 수도. 방향을 바꿀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6일 오전 서울에 위치한 경총을 방문해 손경식 경총 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사장단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한국은 모범적인 K-방역으로 외국에 비해 국내 경제 활동은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 및 수출 등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고 고용도 하기 어려운 심각한 실정"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기업 경제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반대로 국회에서는 경영과 투자에 제약을 주는 법안이 많아 걱정이 된다"고 했다.
손 회장은 공정경제 3법 중 재계에서 가장 화두가 된 상법 개정안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관련해선 "투기적 목적의 해외펀드나 경쟁기업들이 회사 내부의 핵심 경영권에까지 진입할 수 있게 하고, 이사회 구성에 외부 인사가 참여함으로써 기업경영권 행사와 전략적 경영 추진에 방해요소를 넣는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다중대표소송제와 관련해서는 과도한 경영간섭 초래와 자회사 소송 남발 문제를 들었고 노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노사관계 불균형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또 "현재 코로나 위기는 상당 기간 지속하고 있어 지금은 경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지금 국회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주고, (공정거래 3법은) 우리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에 중장기적으로 다뤄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화는 지속하겠지만 법 개정을 논의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공정경제 3법은 오래된 현안이고, 기업의 건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기업들을 골탕 먹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보완할 것이 있으면 보완하는 방식으로 하겠지만, 이것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노동법 개정안에 대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