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하는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 "국민을 기만했다"며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에 대한 기선제압 성격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22일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 출석하는데 폭탄 발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국감에서 추 장관과 같은 시선에서 윤 총장을 향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에 따른 자신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관련, "야당과 언론은 '사기꾼의 편지 한통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라고 맹목적 비난을 하기 전에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며 "유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에 단 한번이라도 진심이었으면 하고 바랐는데 그런 기대와 믿음이 무너져 참으로 실망이 크다"고 했다.
추 장관은 대검의 선택적 수사 등 부당한 수사관행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죄수를 검사실로 불러 회유와 압박으로 별건수사를 만들어내고 수사상황을 언론에 유출, 피의사실을 공표해 재판을 받기도 전에 유죄를 만들어 온 것이 부당한 수사관행이었다며 대검은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된 4월 23일 이후 석달 사이에 무려 66회나 불러서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고 한다"며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피의사실도 언론을 통해 마구 흘러나왔다"고 했다.
추 장관은 또 "야권 정치인과 검사들에 대한 향응제공 진술이 있었으나 지검장의 대면보고에 그쳤고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게 했다"며 "법무부와 대검 반부패수사부에는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부당한 수사관행을 근절하겠다고 한 순간에도 수용자를 이용해 열심히 범죄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곧이 들을 국민이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휘감독자인 장관으로서 작금의 사태에 대해 국민께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및 측근 의혹 사건에 대해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두고 긍정 여론과 부정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만18세 이상 500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추 장관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잘한 일'이라는 응답과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모두 46.4%로 동일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