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중소기업 성장 장애물로 정의된 ‘신(新) 경제 3불(불균형·불공정·불합리)’에 대한 해소 방안으로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최저가 낙찰 유도 관행 개선 등의 여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3일 여의도 본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한 ‘신경제3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신경제3불은 2011년 경제민주화의 단초를 이끌어냈던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경제3불’을 최근의 중소기업 현안으로 재해석한 개념이다. 원하청거래시 ‘거래의 불공정’, 유통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간 ‘시장의 불균형’, 정부와 공공기관이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한다면서 제도적으로 최저가 입찰을 유도해 중소기업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제도의 불합리’를 의미한다.
이날 토론회는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이병헌 대통령비서실 중소벤처비서관 등 공정경제 분야 입법과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모두 참석했다.
먼저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경제는 0.3%의 대기업이 전체 매출의 47.3%와 전체 영업이익의 57.2%를 가져가는 구조다. 대·중소기업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은 생산성 하락과, 임금 지급 여력 악화, 투자 부진이라는 합병증을 앓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합병증으로 인해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일자리가 부족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남품단가 후려치기, MRO·SSM 등 대기업 골목시장 침투, 신용카드·은행·백화점 수수료 등의 3불로 정의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소기업의 양극화는 K자형으로 악화되는 실정이며, 디지털 정보 격차도 확대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추 본부장은 이 같은 양극화 심화의 원인으로 신경제3불을 지목하고, “최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신경제3불의 양상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며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해 원사업자에게 납품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유통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고, 납품할수록 손해를 보는 조달시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신경제3불 해소를 위한 10대 정책과제로 △납품대금 조정협의제 실효성 확보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불공정 거래 근절 시스템 마련(이상 거래의 불공정)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조속 제정 △대규모유통업거래공시제도 도입 및 유통거래 실태조사 세분화 △입점업자 단체구성 및 협상권 부여(이상 시장의 불균형) △최저가 낙찰 유도 개선 △예정가격 산정제도 개선 △부정당 제재 현실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분리발주의무 준수(이상 제도의 불합리)를 제안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양극화는 경제격차 문제를 넘어 사회격차와 갈등을 부추겨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신경제3불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 간 이중구조 심화와 사회계층간 갈등확대로 코로나19 이후 한국경제 재도약에 커다란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경제3불 해소를 위해서는 우리경제 전반에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 문화가 자리해, 공정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는 상생형 경제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며 “중기중앙회는 신경제3불 해결책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도 “지난 10년간 경제3불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계 노력은 우리사회 공정성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국회차원에서도 신경제3불 문제를 항상 예의주시하며 중재와 제도적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이 행복한 공정한 기업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최근들어 불공정 거래가 음지화 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균형 시장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의미의 경제3불이 문제되고 있다”며 “중기부는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 영역에서 플랫폼 사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상생협력을 촉진하고, 제도화할 수 있는 상생협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신경제 3불 해소 토론회에서 제시되는 좋은 해결책을 귀담아 듣고, 중소기업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