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콩·아몬드·귀리 등 다양한 곡물 제품 선보여
"출산율 저하로 사업다각화 必"… 단백질·대체유 주목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유업계가 대체 우유에 주목한다. 출산율 저하와 우유 소비량 감소에 이어 원유 가격 상승 등 유제품 사업의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16일 유업계에 따르면 단백질, 견과‧곡물 음료 등 다양한 대체 우유가 등장하고 있다. 대체 우유는 식물성 우유, 비건 우유 등으로 알려지며, 일부 제품은 해마다 판매가 성장하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우유 소비는 줄어든 반면 원유 가격은 오르는 등 유제품 시장이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낙농진흥호의 우유 유통소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16.3kg으로 21년 전인 1999년 24.6kg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업계는 이는 출산율 저하로 우유의 주요 소비층인 유‧아동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과 14세 이하 아동 인구 비율은 최근 2년 연속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가 줄어드는데도 유제품 생산 단가를 결정하는 원유의 가격은 뛰었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부터 원유가격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21원) 올렸다. 원유 가격 상승률보다 시중 유유제품 가격 상승률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유제품 시장이 난항을 겪자 유업계가 대체 우유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콩, 아몬드, 귀리 등 다양한 곡물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대체유 시장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블루다이아몬드의 ‘아몬드브리즈’는 매일유업이 국내 독점 생산‧유통을 맡고 있다. 이 제품은 국내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가 증가해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 45%를 기록 중이다. 또 누적 판매 5억6000만개를 넘긴 ‘매일두유’의 경우 판매 호조에 힘입어 무설탕 제품 ‘매일두유99.9’, ‘매일두유 고단백’ 등의 라인업을 단행했다.
이에 매일유업은 올해 귀리를 활용한 고단백 대체우유 제품 ‘어메이징 오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 팩에 베타글루칸 400mg, 칼슘 220mg을 담고 있으며 비건(Vegan‧채식주의) 트렌드에 발맞춰 관련 인증 역시 획득했다.
유업계 1위를 점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가공유 제품군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가공유는 딸기, 초코, 바나나 등 향이 첨가된 유제품을 뜻한다. 서울우유는 그간 ‘복숭아맛’, ‘호박고구마맛’, ‘달고나맛’, ‘살롱밀크티’, ‘민트초코라떼’ 등의 가공유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한 바 있다. 또 ‘귀리우유’와 ‘흑임자우유’를 출시하며 곡물 우유 시장에 진입했다.
이외에도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브랜드 ‘하이뮨’을 출시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hy는 비건음료 ‘하루식단 그레인’을, 풀무원다논은 비건 유제품 ‘식물성 액티비아’ 등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로 우유 소비 연령층이 줄어들면서 유업계의 사업다각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며 “비슷한 영양성분을 갖춰 우유로서 기능할 수 있는 대체 우유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어 단백질 음료나 대체 우유 관련 사업이 긍정적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