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해양플랜트 발주량과 선가 오르며 호재 예상…인상된 후판값 여전히 부담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그동안 트래블 버블 협정국 확대와 백신 접종률 상승으로 국제선 티켓 판매 활로가 열리고 세계 주요국의 ‘위드 코로나’ 움직임에 따라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던 항공업계가 국제 유가 상승에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서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국제 유가 인상에 따라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배럴당 유가 1달러 변동 시 약 3300만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7년 만에 80달러선을 돌파하는 등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숫자보다 속도가 더 문제다. 지난 8월 20일 62달러에서 두 달도 안되는 사이에 18달러나 치솟았다.
엎친 데 덮친 격 환율까지 급등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12일 장중 한때 1200.4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28일(1201.0원) 이후 처음이다.
항공업계는 항공유와 항공기 임대료 등에 대한 비용부담이 높은데, 모든 비용을 달러로 결제해 장부상 발생하는 환차손이 크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 560억원, 아시아나의 경우 343억원의 외화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나 항공업계는 통상 유가가 낮을 때 미리 구매계약을 맺는 ‘헤지’를 통해 위험을 관리해 오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이 위축되면서 연료를 미리 비축해두지 않고 있다. 항공사 영업비의 최고 30%에 달하는 유류비 부담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출 산업인 조선업계의 경우에는 유가·환율 상승세에 기대감을 보이는 모습이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8월 6600억원 규모의 미국 해양설비 수주 소식을 전했다.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는 길이 91m, 폭 91m, 높이 90m 규모로 하루에 10만 배럴의 원유와 400만m³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지난 1월 5000억원 규모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 수주에 이어 5월 8500억원 규모의 브라질 FPSO까지, 올해만 3건의 해양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중단됐지만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진다면 향후 발주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역시 선가가 오른다는 측면에서 호재로 비춰지고 있다. 조선산업은 선박 수주에서 인도까지 2년가량 소요되는데, 계약 시점 대비 환율이 오르면 매출에는 긍정적 요인이 된다. 또한 원화 환산 금액이 높아지면 남아있는 드릴십 거래 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재무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조선업계 역시 원자재 가격 급등이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앞서 올해 상반기 후판값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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