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및 경쟁력 제고 등 화력한 복귀 이어져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유통업계 CEO들의 화려한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 재고를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던 기업들이 다시 오너 경영으로 전환하거나 과거 성과를 냈던 전문경영인으로 재선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들의 복귀 배경은 정체된 내수 시장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실적부진, 노사 갈등 등 각종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함이다.
재계에서는 이들의 복귀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오너의 책임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사회적 물의를 빚어 사퇴했던 오너의 복귀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악재가 공존한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2022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선임, 경영 전면에 다시 섰다. 김 부회장은 그간의 리스크를 만회하듯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김 부회장은 2020년 회삿돈 49억 횡령 혐의로 총괄 사장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당해 10월, 예상보다 빠른 재등장에 부정적 여론이 들끓었으나, 김 부회장은 정면 돌파를 택하고 성과로써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일선에 다시 오르자마자 공을 들인 것은 해외사업이었다. 중국, 미국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수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했으며, 주력 사업인 라면 사업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60주년 기념 삼양라면 오리지널’ 및 ‘짜짜로니’ 리뉴얼, 후추볶음면‧바담뽕‧삼양비빔면 등이 대표적이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복귀 1년 만에 ‘흑자 전환’이라는 성과를 내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구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핵심 수익원인 단체급식 및 식자재 사업 강화, HMR 등 신성장동력 발굴 등 수익성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아워홈은 1년여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72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는 매출 목표를 2조원으로 높여 잡았다. 그간의 아워홈 오너리스크 및 실적부진을 떨치고, 범 LG가 최초의 여성 후계자로서 그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창업주는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권 의장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지만, 그간의 침묵을 깨고 경영직에 다시 발을 들인 만큼 향후 영향력을 확장해갈지, 행보가 주목된다.
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은 지주사에 이어서 계열사 임원직에도 복귀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9년 ‘막말 영상’으로 물의를 빚고 경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아들인 윤상현 부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 이사회 의장을, 딸인 윤여원 사장이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왔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의 실적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복귀했다. 윤 회장은 계열사 전반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등 실적 끌어올리기에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도 2011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해온 하이트진로도 사실상 오너경영으로 전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사장이 부사장에서 승진하면서 오너-전문경영인 공동 경영 시대를 열었다.
스타벅스의 히어로 하워드슐츠 명예회장도 깜짝 복귀했다.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등판해 2017년 물러날 때까지, 스타벅스 최대 실적을 매년 새로 쓴 인물이다. 최근 글로벌 기후‧물류난으로 인한 원두 수급난, 파트너(스타벅스 직원)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 등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스타벅스에 하워드 슐츠가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