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 높아져… "월세화 비율 높아질 전망"
빌라도 월세화 및 가격 상승에 외곽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 생길 수 있어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전세금이 급등한데다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부담이 커지자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또 오른 전세금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찾고 있다.
26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4월까지 확정일자 기준 서울의 전월세 거래건수 29만1858건 중 51.6%가 월세 계약으로 나타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관련 통계 발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관해 직방은 금리 인상으로 전세의 매력도가 낮아진 것과 함께 소형주택 위주 공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올들어 전세금 급등과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월세화도 가파르게 진행되는 추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상기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져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일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월세화 비율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주거비용이 저렴한 빌라의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KB부동산에 의하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6억7419만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 6억562만원에 비해 11.3%(6857만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빌라 평균 전세 가격은 2억2084만원에서 2억3564만원으로 6.7%(1480만원) 오르는 데 그친 수준이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의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 3월 125만3000원으로, 월세는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오르는 중이다. 월세 가격은 가계대출 대책 중 일부로 전세대출 규제가 논의되는 것과 함께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의 영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만167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이중 빌라 월세 거래량은 1만2247건으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다 수준이었다.
이는 최근 급격하게 치솟은 서울 집값과 강화된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이 빌라 전·월세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이면 2년 계약갱신청구권제과 5%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이 4년치 전·월세 가격을 한 번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몰릴 수 있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빌라는 아파트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 여파에 빌라 임대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도래하면 상당수 집주인들이 4년치 전세 가격을 한 번에 반영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면서 아파트 전세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 증가세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빌라에서도 전세의 월세화와 함께 가격이 상승하며 외곽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