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갑작스럽게 뇌사 상태가 된 이진주 씨(29살)가 100여명에게 인체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15일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서 이진주씨가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100여명의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27일 밝혔다.
기증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13일 지인들과 식사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119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추정상태가 됐다.
강릉에서 1남 1녀의 장녀로 태어난 이씨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딸 진주와 아들이 6살, 3살 때 엄마와 헤어지고 혼자서 애들을 돌보며 키웠기에 딸을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며 "외부로 돌아다녀야 하는 직업 탓에 애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게 한이 된다. 진주가 10살 때부터 동생을 데리고 밥을 해 먹었다. 정말 애들 스스로 잘 커주었기에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이대로 진주를 보낼 수는 없었다.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눈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며 "어려운 이를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였으니 하늘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