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다양한 방식 소통 검토"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대통령실이 내부 검토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추진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부처들의 업무 보고가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이어질 부처 업무 보고를 통해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신년 기자회견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다양한 방식의 대국민 소통을 위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윤 대통령이 1월 초 기자들 앞에서 질문을 받는 기자회견을 검토했지만,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중계 된 제 1차 국정 과제 점검 회의를 통해 정부 정책이 설명된 만큼 기자회견은 잠정 보류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회의에서 윤 정부의 내년 주요 국정 과제 등을 알렸고, 대국민 소통도 충분히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날부터 진행하는 부처별 업무 보고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일정이 빠듯해 사실상 대국민 업무 보고가 신년 기자회견의 의미라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18개 부와 4개 처, 4개 위원회, 국세청 등 일부 청에 대한 업무 보고를 진행한다. 또 내년 1월 15∼2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2023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신년 기자회견을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된 것이 없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통 방식은 출입 기자들이 각종 현안을 두고 윤 대통령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신년 기자회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자들이 국민을 대표해 자유롭게 질문하고 대통령이 답변을 내놓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앞서 기자들과 소통을 이뤘던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 역시 지난달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참모 간 설전 이후 잠정 중단됐고, 재개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는 게 대통령실 분위기다.
한편 기재부 업무 보고에서는 내년도 거시 경제 전망 및 경제 정책 방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제, 민생을 비롯해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장·차관과 기관장, 실국장은 물론 민간 전문가, 정책 수요자인 국민까지 함께 의견을 공유한다.
지난 8월 취임 첫 부처 업무 보고 당시 대통령과 장관의 독대 형식으로 기자단 앞에서 장관이 질문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국민 보고 방식으로, 그동안 성과와 향후 부처별 업무 계획을 윤 대통령과 소관 부처 장관들이 직접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