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정책, 중국 리오프닝, 미 연준의 금리인하 유의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최근 들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일본은행 총재 인사 등 대외적인 변수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널을 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의 향방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내놓았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다 8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269.4원으로 전일 대비 9.6원 하락 마감했다. 지난 6일에는 23.4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1월 CPI 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뉴욕증시 반등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약화 등에 하락했다. 미국 투자정보회사 모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크레이머 전략가는 “1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을 기록해 전월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된다는 예측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가 기업 이슈 등에 반등하자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CPI는 업데이트된 계절 조정과 항목별 가중치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미국 노동부가 지난 금요일 업데이트 이후 내놓은 물가상승률은 대부분 상향 조정됐다는 점에서 시장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엔화 약세도 달러 하방 압력을 높였다. 전날 내정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차기 총재가 현 통화정책이 적절하다는 비둘기적(통화정책 완화 선호) 발언을 하면서 엔화가 하락했다. 또한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가 현 통화정책이 적절하다는 비둘기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달러 대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전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우선 1280원 선에서 1차 저항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1분기 중 1300원대 상승 시도가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한다면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 1300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CPI에서 물가 불안이 재차 확인될 경우 미국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은 물론 주식시장의 조정 여파 등으로 달러화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하락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율이 하반기 11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부터 일본은행의 정책 전환 기대감,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한 낙수 효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118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연말로 갈수록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는 전망도 달러가 하락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약화됐던 미국-유럽 금리차와 달러와의 관계가 다시 강화될 것이며, 유럽에 비해 미국 경기가 견조하다는 점을 반영해도 달러의 추가 하락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와 마무리 국면에 와 있는 주요 중앙은행의 긴축, 하반기 기대되는 경기 회복 등을 감안해 1분기 평균은 1255원 수준, 연말로 가면서 11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