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지하 기자]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 회장 직무대행이 그동안 전경련이 비판받은 이유로 꼽히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냈겠다고 선언했다. 23일 전경련 총회에서 회장 직무대행으로 공식 선출된 김 직무대행은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학에서 34년을 봉직한 학자로 사회에서 필요로 할 때마다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에서 나에게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한 이유가 대통령과의 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관한 소신과 철학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유시장경제의 가장 기본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6개월간 수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단단히 하는 것은 6개월은 물론 2년, 3년도 부족하다"며 "6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스스로 6개월이라는 시간을 정해야 더 책임감 있게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4대 그룹 재가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여러가지 노력을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경련의 위상과 앞으로의 역할이나 활동 방향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확립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전경련을 만들면 4대 그룹뿐 아니라 누그든 전경련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경련 발전안, 이른바 '뉴 웨이' 구상이 발표됐다. 이는 전경련 쇄신을 이끌 미래발전위원회가 총회에 보고한 것으로, 국민 소통과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의 3개 축을 중심으로 한다. 전경련은 우선 국민 소통의 첫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을 오는 4월 중 열 계획이다. 또 대·중소상생위원회를 설립하고, 중소기업 경영자문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접근성 높은 여의도에 경제인 명예의 전당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전경련은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할 계획도 내놨다. 보고서 발간 위주의 단순 연구기관이 아닌 지식네트워크의 허브로 재편해 경제교육과 인재양성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취지다. 이에 한경연은 '작지만 넓고 빠르고 깊게'를 모토로 기관 명칭과 성격, 구성도 모두 바꿀 방침이다. 전경련은 주요 8개국(G8) 경제 강국으로의 도약도 발전안의 주요 축을 구성하고 있으며, 회장단 등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립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경련은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는 위원회 중심 분권형 책임경영을 진행하고, 윤리지침을 제정해 사무국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는 내용을 담은 '뉴 웨이 선언'도 발표했다. 이들은 "국가와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국민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창업정신을 다시금 떠올리겠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선진 대한민국 건설, G8 경제강국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