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승부수…경남·광주·전북銀보다 순익 높아
가계부채 급증 우려···출범 취지 ‘포용금융’에 역행
가계부채 급증 우려···출범 취지 ‘포용금융’에 역행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카카오뱅크가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경남·광주·전북은행 등 3개 지방은행을 제친 데 이어 곧 시중은행도 넘볼 기세다. 다만 가계부채를 급증시켜 리스크 우려를 키운 데다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겠다는 출범 취지와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저금리 주담대로 급성장···지방은행 추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말(2조4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129%) 증가했다. 주담대를 매달 1조원 이상씩 늘린 셈이다.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지난 1분기 1조4370억원에서 2분기 3조5290억원으로 2조920억원(145.6%)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분기동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감소분을 그대로 흡수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680조7661억원이었으나 2분기 말 678조2454억원으로 2조5207억원 줄었다. 주담대가 증가하면서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18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5%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 기준 경남은행(1613억원), 광주은행(1416억원), 전북은행(1025억원) 등 3개 지방은행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보다 적었으나 올해 추월했다. 카카오뱅크는 저금리를 강점으로 내세워 가파른 주담대 성장세를 견인했다. 올 들어 금리 상승기에도 나홀로 3%대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6월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2%였다. 17개 은행 중 최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주담대를 출시할 때부터 시중은행보다 1% 이상 낮은 3%대 금리를 제공했다. 올해 2월에도 주담대 출시 1주년을 맞아 주담대 대환 고객을 대상으로 0.3%p를 할인해줬다. 주담대를 저금리로 공급할 수 있었던 건 조달금리가 낮았던 덕분이다. 우선 시중은행보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높다.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7.4%다. 은행권 전체 평균인 39.4%보다 18%포인트 높은수준이다. 또한 시중은행과 달리 점포를 운영하지 않아 모집인 수수료나 중개사 제휴 수수료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