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저축銀마저 적자…고금리 장기화에 실적개선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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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저축銀마저 적자…고금리 장기화에 실적개선 요원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8.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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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고금리 예금 역풍...자금 조달 비용 상승 악순환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악...건전성 강화 안간힘
고금리 장기화 속에 금융지주 내 저축은행들까지 상반기 적자로 돌아서며 저축은행 업권의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 속에 금융지주 내 저축은행들까지 상반기 적자로 돌아서며 저축은행 업권의 경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그룹 내 저축은행들마저도 올 상반기 적자로 돌아섰다. 자금 확보를 위해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높이다보니 비용이 늘어났고,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NH저축은행, IBK저축은행, BNK저축은행 등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 7곳은 올해 상반기 총 26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873억원)보다 1142억원(-130.8%)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KB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08억원 순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112억원 순손실로 순이익이 220억원(-203.7%) 급감하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82억원 순이익에서 260억원 순손실로 342억원(-417.1%) 줄어들며 적자로 돌아섰다. IBK저축은행은 1년 전(104억원)보다 198억원(-190.4%) 감소한 94억원 순손실, BNK저축은행은 1년 전(66억원) 대비 74억원(-112.1%) 줄어든 8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다른 저축은행들은 가까스로 순이익을 내긴 했으나 이익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줄었다. NH저축은행은 151억원에서 9억원으로 142억원(-94.0%) 감소했고, 하나저축은행(145억→26억원)과 신한저축은행(217억→170억원)도 각각 119억원(-82.1%), 47억원(-21.7%)씩 순이익이 쪼그라들었다.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의 규모도 작아졌다. 7개사의 총자산은 상반기 말 기준 16조6311억원으로 지난해 말 17조603억원 대비 4292억원(-2.5%)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3조1052억원이던 KB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상반기 중 1548억원(-5.0%) 줄어들며 2조원대(2조9504억원)로 떨어졌고,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조7924억원에서 1조5968억원으로 1956억원(-10.9%) 감소했다. NH저축은행(2조5308억→2조3814억원)과 IBK저축은행(2조1190억→2조70억원)도 각각 1494억원(-5.9%), 1120억원(-5.3%)씩 축소됐다.
저축은행의 상반기 이익 감소는 예상된 수순이었다. 올 1분기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업계가 6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9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받아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과 달리 수신으로만 대부분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권 예금금리가 5%를 넘어서자 무리하게 예적금 금리를 그보다 더 올리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부동산PF 부실과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며 사면초가에 몰리며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요 고객이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최대한 줄이고, 쌓일 대로 쌓인 부실채권(NPL)을 털어내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새마을금고 자금 인출 사태로 저축은행을 비롯한 비(非)은행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며 예금 이탈세가 가속화할 것에 대비해 예금 이자를 올리며 자금 유치에도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재 저축은행들의 경영 여건은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최악에 직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난 1분기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은 5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만해도 금리 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 등에 힘입어 4561억원의 순이익을 내던 저축은행들이 1년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5.07%로 지난 2016년말(5.83%)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2021년말(2.51%) 이후 1년여 만에 2배 가량 급등한 것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도 4.07%로 지난해 말보다 2.02%포인트나 올랐다. 연체 규모가 예상보다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은 여유를 갖고 위기에 대응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79개 저축은행의 부실채권(NPL) 잔액 대비 대손충당금(돈 떼일 것에 대비해 마련해둔 돈) 비율은 평균 99.4%로 지난해 말보다 14.7%포인트나 하락했다. 이 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충당금보다 부실채권 규모가 더 크다는 뜻이다. 즉 향후 연체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불’을 끄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대출이 나간 부분에 대해 추후에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상반기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많이 쌓았다”며 “개인대출 부실채권(NPL)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매각·상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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