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관치’에 1위 KB금융 수장도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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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관치’에 1위 KB금융 수장도 퇴장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8.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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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일궈낸 윤종규 회장 "바톤 넘길 때 됐다"
금감원장 발언 뒤 3개 금융지주 회장 줄줄이 물러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 임기를 끝으로 '용퇴'를 결정했다.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층 강화된 금융당국 입김이 CEO들의 입지도 좌지우지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만료를 앞둔 지주 회장들의 거취에 대해 발언을 한 뒤로 각 지주 회장들이 줄줄이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과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서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까지 임기를 채운 뒤 KB금융을 떠난다.
윤 회장은 회추위원들에게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 회장의 용퇴 결정으로 최근 1년 동안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총 3명이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해당 지주 회장들 모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연임과 관련해 의견을 내놓은 후 용퇴를 결정하는 공통점이 있다. 윤 회장의 경우 올해 만 68세로 KB금융 회장 나이 제한(만 70세)에 걸리지 않는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윤 회장이 하나금융의 김정태 전 회장처럼 4연임 도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지난 6월 29일 이 금감원장은 “KB금융 회장 절차가 금융업계의 모범사례가 됐으면 한다”며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공평한 기회제공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7월 17일에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있었던 지배구조 이슈 후 KB가 첫 이벤트(회장 선임절차)를 맞는 만큼 선진적인,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윤 회장의 용퇴와 관련해 이 원장의 발언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에는 3연임이 유력하다는 업계 예상을 깨고 조용병 당시 신한지주 회장이 용퇴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음달 손태승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윤 회장도 KB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결정하기 전부터 감독당국 수장이 입장을 재차 내놓자 부담이 커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사모펀드 사태의 최종 책임자와 관련해 처음부터 CEO를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특히 지주 회장이 오랜 기간 임기를 이어가면 지배구조 개선이 어렵다고 봤고, 관치 논란을 예상하면서도 부담이 되는 발언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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