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대출 기댄 20대..."月 이자 몇천원도 못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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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대출 기댄 20대..."月 이자 몇천원도 못낸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8.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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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0만원 대출도…4명 중 1명 이자 미납
고용 소득 불안정·금융지식 부족 등 영향
최대 100만원 한도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4명 중 1명은 이자 상환도 어려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대 100만원 한도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 4명 중 1명은 이자 상환도 어려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도 100만원밖에 안되는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고도 월 이자도 제때 갚지 못하는 20대들이 늘고 있다. 고용 불안과 생활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월 몇천원 가량의 이자조차도 미납한 청년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1일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은 20대(만 19세 포함)의 이자 미납률은 24.5%다.
대출 건 중 이자 납입일이 도래한 8931건 중 정상 납입이 6581건, 미납이 2190건, 완제(모두 상환)가 160건이었다. 20대 이자 미납률은 전 연령 중 가장 높을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 미납률(14.1%) 대비 2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자를 제때 갚는 비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60대와 70대 이상 대출자들의 이자 미납률은 각각 7.4%, 7.2%로 나타났다. 50대는 9.7%, 40대는 13.5%, 30대는 17.7%로 집계됐다.
소액생계비 평균 대출 금액인 61만원에 대출 금리(연 15.9%)를 적용해보면 첫 달 이자는 8000원가량이다. 제도권 금융은 물론 정책 서민금융의 문턱마저 넘을 수 없다는 점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소액생계비를 빌린 20대 청년 상당수가 한 달 1만원도 안 되는 이자를 내지 못하며 '빚 벼랑' 끝에 내몰리는 셈이다. 연령 특성상 직업이 아예 없거나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고금리에 생활비 부담마저 커지면서 20대 청년층의 상환 여력 및 의지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이자 미납률이 상품 출시 초반 8%대에서 최근 14%대까지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20대 미납률이 향후 더 상승할 거로 보인다. 김희곤 의원은 "청년 빚 문제의 심각성과 절박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소액생계비 대출의 지속 공급과 함께 채무조정, 취업 지원 등 연계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월 몇천원의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20대가 늘어나는 것을 두고 '무계획 대출' 성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월 1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을 내지 못하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못 갚는 것'이라기보다는 '안 갚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눈높이에 맞춘 금융 및 신용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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