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주담대’ 연령 제한에 막차 타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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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주담대’ 연령 제한에 막차 타는 ‘2030’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8.2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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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입 만 34세 이하로 제한 검토
농협은행, 다음달부터 판매 중단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의 주범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았다. NH농협은행은 이달 말을 끝으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고 다른 시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가입 연령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규제가 도입되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말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출시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서둘러 종료하는 모양새다. NH농협은행은 당초 2조원 한도만 판매할 계획이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오는 31일이면 한도가 다 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50년 주담대를 선보였다. 뒤이어 지난달 하나‧KB국민‧신한은행이 줄줄이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4일 우리은행도 출시했다. 주담대 만기가 길어지면 매월 내는 원리금 상환액을 줄일 수 있고,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이에 50년 만기 주담대가 우회적으로 DSR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른 시중은행은 아직 판매를 중단할 계획은 없으나 연령 제한을 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품 가입 연령을 만 34세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 가입 시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만 34세 이하, 부산은행은 만 39세 이하다.  최근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의 주범으로 ‘50년 주담대’를 꼽고 연이어 비판했다. 지난 1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이)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을 사용하거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소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 1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사라진 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작동하면서 소득 범위에 따라 대출이 되기 때문에 실질소득을 넘어선 대출이 일어나는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점검 결과를 살펴본 뒤 하반기 가계대출 정책에 반영할지 챙겨보겠다”고 언급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당국이 50년 주담대 도입을 권장했기 때문에 출시한 것”이라며 “갑자기 가계대출이 폭증했다고 규제하니 은행권과 고객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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