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2조210억원 증가
농협은행 9월부터 판매 중단
농협은행 9월부터 판매 중단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의 주범으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으면서 은행권이 연령 제한이나 판매 중단 등 조치에 나섰다. 이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면서 이달에만 5대 은행 주담대가 2조원 넘게 불어났다.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2조8867억원으로 7월 말(8657억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2조210억원 불었다. 50년 만기 주담대 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곧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다음날까지만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한다. 출시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으나 서둘러 종료하는 모양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50년 주담대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달 하나‧KB국민‧신한은행이 줄줄이 출시했고 지난 14일에는 우리은행도 출시했다. 주담대 만기가 길어지면 매월 내는 원리금 상환액을 줄일 수 있고,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이에 50년 만기 주담대가 우회적으로 DSR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의 주범으로 ‘50년 주담대’를 꼽고 연이어 비판했다. 지난 1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이)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을 사용하거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과정에서 소득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 1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사라진 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작동하면서 소득 범위에 따라 대출이 되기 때문에 실질소득을 넘어선 대출이 일어나는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점검 결과를 살펴본 뒤 하반기 가계대출 정책에 반영할지 챙겨보겠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50년 약정 만기를 유지하되 DSR 산출 만기를 30년이나 40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정만기 축소는 주요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논의 중인 만큼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주담대 인기에 중단을 발표했던 은행들은 재출시를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은 향후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50년 만기 주담대 재출시를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50년 주담대 한도에 맞춰서 기존 계획대로 종료하고 당국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새롭게 상품을 출시할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28일부터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 중단한 경남은행도 재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장점 중단 상태로 현재 연령대별 자금 용도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