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폭발적으로 늘린 인터넷전문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나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4∼7일 카카오뱅크, 11∼14일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금감원이 인터넷은행에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특히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대출 심사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최근 주담대를 신규·대환 모두 늘리는 등 경쟁적으로 취급했다"며 "여신 심사·리스크 관리가 대출 규정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특히 주담대의 경우 평가 서류가 많은데 심사시스템이 잘 구현돼있는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이번 현장점검 대상에서는 빠졌다. 토스뱅크는 이달 전·월세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쯤 주담대도 취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주담대를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초 공격적인 영업을 이어가며 주담대 공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면서 "이런 것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말 13조2960억원에서 6월 말 17조3220억원으로 4조260억원(30.3%) 불어났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 역시 같은 기간 2조293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1조4070억원(61.4%) 늘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곳에서만 상반기 동안 5조436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1조7408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한편, 금융당국 압박에 인터넷은행도 부랴부랴 주담대 문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주담대 상품에 연령 조건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주택구입자금 주택담보대출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