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가계대출 문턱에 카드론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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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가계대출 문턱에 카드론 몰린다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9.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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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카드론 잔액 35조3952억원
저신용자 유입 증가로 건전성 악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서민의 급전 창구였던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다.

1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지난 7월 말 카드론 잔액은 35조3952억원으로 전달보다 5483억원 늘어났다. 카드론 잔액은 6월 들어 소폭 감소했지만, 한 달 새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단기 대출인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도 잔액이 늘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4078억원으로, 전달인 6월(6조3305억원)보다 773억원 증가했다.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리볼빙은 전달(7조2697억원)보다 393억원 증가한 7조309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 금리는 15% 안팎로 높은 수준이다. 7월 말 기준 BC카드가 15.27%로 가장 높다. 하나카드(14.6%), 삼성카드(14.5%), 롯데카드(14.36%), KB국민카드(14.3%) 등도 14%를 넘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크지만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카드사로 대출 수요가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별로 리스크 관리 판단에 따라 대출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으로 안다”며 “저축은행 등 타 업권에서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유입된 자금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카드사 대출 증가세가 반갑지만은 않다. 저신용자 유입이 늘어나면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카드사는 현재 매출이 늘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역마진 구조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낮춘 탓에 조달비용마저 늘어난 데다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대손비용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올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전년 말보다 0.22%p,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p 증가했다. 금감원은 하반기 카드사들에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 수요에 따라 카드론 잔액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저신용자나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도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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