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싸는 개미들, 코스피 거래대금 100조원 ‘뚝’
예탁금도 '썰물'..."저가매수 기회" 목소리도
예탁금도 '썰물'..."저가매수 기회" 목소리도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올여름 ‘테마주 열풍’에 타올랐던 개미들의 투심이 차갑게 식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개인투자자들도 서서히 등을 돌리고 있다. 증시를 떠받들던 개미들의 수급까지 쪼그라들며 코스피는 2300대까지 주저앉았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커진 변동석 덕에 ‘오락가락 장세’까지 덮치자 개미들이 하나둘씩 증시에서 손을 떼는 중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47.78%다. 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개인의 거래 비중이 59.84%에 달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개인의 비중이 12.06%p 줄어든 것이다. 지난 4월 60%를 상회한 뒤 여름철 내내 60% 언저리에 머물던 개인 비중은 9월 들어 코스피 폭락에 맞춰 급감한 모양새를 띄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동학개미’가 이탈하면서 전체 거래대금도 위축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298조원에 달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8월 들어 238조원으로, 9월에는 158조원을 기록하면서 매달 50조원씩 급감했다. 증시의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의 일평균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 19일 기준 48조원이다. 증시가 뜨거웠던 지난 7월과 8월에는 53조원 수준이었던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이 지난 9월에 들어서면서 2조원 줄어든 51조원으로 줄어들었고 10월이 되자 40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 가운데 미수금과 반대매매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위탁매매 미수금은 23일 1조319억원을 기록했는데, 한 달 전(5018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수금은 3거래일 연속 1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투자협회가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준에 위치한 만큼, 불안할 수 있어도 추세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금 개인투자자들은 역발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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