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성 노조' 들어선 현대차·기아, 노조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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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성 노조' 들어선 현대차·기아, 노조 리스크에 발목 잡히나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3.12.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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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도부, 성과금·정년 연장 공약 내걸며 '투쟁' 예고
올해 임단협 난항…무분규 기록 깨질수도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쟁의대책위 출범식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쟁의대책위 출범식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노조 제공.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현대자동차·기아에 '초 강경파' 성향을 가진 노동조합(노조)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내년 '노조 리스크'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노조는 실적 명목으로 사측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노조 지부장 선거에서 현대차는 문용문 후보, 기아는 하임봉 후보가 당선됐다. 두 후보는 강성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현대차 노조 지부장에 당선된 문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상여금 900% 쟁취, 주4일 근무제 도입, 정년 연장 등을 공약으로 내걸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문 당선인은 지난 2012~2013년 4대 지부장 지내면서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으며, 재임 시절 2년간 총 22차례의 부분파업을 주도한 인물로 '초 강경파'로 분류된다. 기아 노조 지부장에 당선된 하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특별 성과급 즉시 쟁취, 장기근속자 대상 차량 할인 판매 제도 복원, 내년부터 62세 정년 연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 당선인은 지난 1995년 기아에 입사한 이후 기아차지부 대의원 15선 및 운영위원, 현장노동연대 2기 중앙의장, 민주노총 대의원 등을 지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강경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지도부에 선출되면서 내년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임단협도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까지 현대차는 5년 연속 무분규, 기아는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지만, 올해 현대차는 23차례 교섭을 가진 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며 기아는 16차례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교섭에서는 노조가 정년 연장과 고용 세습 폐지 반대 등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커졌으며, 두 회사 모두 파업 직전까지 치달았다. 양사 모두 무분규 합의는 이뤄냈지만 노조가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얻어냈다. 문제는 내년이다. 올해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노조의 요구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무려 20조7945억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기존 합산 최고 영업이익인 17조529억원(2022년)을 올해 3개 분기 만에 3조7000억원 이상 넘어선 것이다. 올해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은 25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이를 모른체 할리 없다. 앞서 당선인들이 선거 공약으로 성과금과 정년 연장 등을 강력히 어필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내년 임단협을 노조 리스크 없이 잘 넘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현대차는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끈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는데, 내년 임단협이 이 사장의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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