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1일부터 이틀간 경제부처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건전재정과 확장재정에 각각 기조를 둔 여야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놓고 날 선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예결위는 먼저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경제부처 예산안 적정성을 판단한 후 13~14일 비경제부처 예사안을 심사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 예산안 원안 처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하며 예산안 대폭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안을 증액했다고 평가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건전재정 기조를 지키면서, 또 민생 지원이나 필요한 곳을 두텁게 돕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예산을 증액시켰다"고 평가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번 예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며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민생을 확실하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올해 정부 예산안을 살펴보면 재정지출 증가율은 0%대에 그쳤다. 재정지출은 정부가 재정 여건에 따라 예산을 쓰는 것을 말한다. 이번 재정지출 증가율은 0.8%로 2023년 -2.0%와 2017년 -0.1%, 2016년 0.5% 다음으로 낮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재정 다이어트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더욱이 기획재정부는 '2025년도 예산안 수혜자별 민생사업'에 따라 기준 중위소득 32% 이하인 4인 가족이 연간 최대 3086만 원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다만 민주당은 세수결손 문제를 들며 정부 예산안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56조원 세수 결손을 발생시켰다. 올해의 경우도 30조 원가량의 세수를 결손 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3년 연속 목표 세수를 달성하지 못하는,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은 정부를 향해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추가 발행' 예산안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가 불황일 때 정부가 확장재정을 통해 경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고에 남아있는 예비비 중 2조원 정도를 동원해서 지역화폐 10조 원을 추가 발행하자"라면서 "할인율 20%를 적용한 것인데, 10%를 적용하면 1조원으로도 가능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최 부총리는 "여러 경제 지표를 봤을 때 전면적인 확장 재정을 할 시기는 분명히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경제부처, 비경제부처 예산안 심사가 전체회의를 통해 진행되면 18일 예산의 증·감액을 심사하는 예결위 예산안 조정소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이후 29일 전체회의에서 다시 내년도 예산안이 최종심의 및 의결된다. 다만 예산안을 두고 여야간의 입장차가 뚜렷해 올해 예산안도 늑장 처리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