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서울 중구의 전시공간 리플랫에서 3월 8일부터 3월 30일까지 김혜리 작가의 개인전 《어쩌다 여기까지 온 거지?》를 개최한다.
‘2024 전시공간 리플랫 신진작가 공모’ 선정작인 이번 전시에서 김혜리는 ‘진귀한 것들의 방’으로 불리는 분더카머(Wunderkammer)에 착안해 회화와 영상, 판화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CT 자료에서 마치 잎맥처럼 펼쳐진 혈관 등에 주목한 그는 우리의 몸과 식물의 영향 관계를 연구한다. 식물에 인간을 비유하는 표현은 점차 확장되어 뿌리를 다리 삼아 금방이라도 걸어다닐 것만 같은 나무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한 자리에 고정되지 않은 우리의 자아를 은유한다.
한편 컴퓨터로 제작한 이미지를 옮겨 그린 신작 회화에서 김혜리는 데이터를 물감으로 변환하고 예술가로서의 자아를 드러낸다.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 그래픽과 의도적으로 어긋나기를 시도하는 그의 붓질은 자아를 바라보는 주체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역설적으로 자유로운 작품 속 나무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자아가 어디에서 왔고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시공간 리플랫은 평면작업을 전문으로 다루며 시각예술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탐구하는 작은 전시공간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로 대중들과 소통할 예정이다.